일상/사회

전 세계를 덮친 홍역 유행, 지금 알아둬야 할 모든 것

TFTC 2025. 3. 1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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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홍역(Measles)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한때 백신 덕에 잠잠했던 이 질병이 왜 갑자기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걸까? 뉴스를 보면 미국에서 사망자가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고,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까지 홍역이 번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심상치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여행객들 사이에 의심 사례가 늘고 있으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이번엔 홍역 유행에 대해 좀 더 깊이 파헤쳐보고, 어떤 상황인지,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알아봤다.

홍역, 왜 다시 돌아왔나?

홍역은 전염성이 정말 강한 바이러스 질환이다. 공기를 통해 퍼질 정도로 전파력이 세서, 한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주변에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90% 이상 감염된다고 한다. 과거엔 백신 보급으로 많이 줄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상황이 달라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홍역 환자가 1,030만 명에 달했고, 2022년보다 20%나 늘었다고 한다. 사망자도 10만 명이 넘었는데, 대부분 5세 미만 어린이들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백신 접종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예방접종 일정이 밀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2,200만 명 이상의 아이들이 홍역 백신 1차 접종을 놓쳤다. 게다가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퍼지면서 일부 지역에선 접종을 꺼리는 사람들도 늘었다. 미국 같은 곳에선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근거 없는 소문 때문에 접종률이 낮아진 지역이 많아졌고, 그 틈을 타 홍역이 다시 고개를 든 거다.

어디서 얼마나 심각한가?

홍역은 이제 지역을 가리지 않고 퍼지고 있다. WHO 자료를 보면 2023년엔 57개국에서 대규모 유행이 발생했다고 한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고, 동지중해와 유럽, 동남아시아, 서태평양 지역에서도 사례가 급증했다. 예멘, 인도, 에티오피아 같은 나라들은 수십만 명 단위로 환자가 나왔고, 유럽에서도 루마니아, 오스트리아, 프랑스 같은 곳에서 확산이 두드러졌다. 영국은 2024년에만 2,911건이 확인되며 10년 만에 최다 기록을 세웠다.

미국 상황도 심상치 않다. 2025년 들어 3월 초까지 200건이 넘는 환자가 보고됐고, 텍사스에서 백신을 맞지 않은 어린이가 사망하면서 충격을 줬다. 주로 백신 접종률이 낮은 농촌 지역이나 특정 커뮤니티에서 번지고 있는데, 여행객들이 바이러스를 옮겨오면서 도시로 퍼지는 양상이다. 반면 남미 지역은 강력한 백신 프로그램 덕에 아직 큰 유행은 없지만, 여행으로 인한 유입 위험은 여전하다.

홍역 증상, 놓치지 말아야 할 신호

홍역은 처음엔 감기처럼 시작한다. 바이러스에 노출된 뒤 10일쯤 지나면 고열, 기침, 콧물, 눈 충혈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다 입안에 작은 흰 반점(코플릭 반점)이 생기고, 얼굴에서 시작해 온몸으로 퍼지는 붉은 발진이 특징이다. 대개 일주일 정도 지나면 나아지지만, 면역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에겐 폐렴, 뇌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드물게 사망까지 이를 수 있으니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특히 공기로 전파되니까 사람이 많은 곳에선 더 조심해야 한다. 감염된 사람이 기침하면 바이러스가 2시간 넘게 공기 중에 떠 있을 수 있다고 하니, 마스크와 환기가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낀다.

백신이 최선의 방어, 놓치면 안 된다

홍역은 백신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백신을 두 번 맞으면 97% 이상 예방 효과가 있다. 1차, 2차 나누어 맞는데 이 두 번이 다 중요하다. 한 번만 맞으면 면역이 충분히 생기지 않을 수 있어서다. WHO는 지역사회 감염을 막으려면 95% 이상이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지금 전 세계 평균은 1차 83%, 2차 74% 수준이라 턱없이 부족하다.

여행 계획이 있다면 더더욱 백신을 점검해야 한다. 미국 CDC는 해외로 나가기 최소 2주 전엔 MMR 백신을 맞으라고 권한다. 특히 6~11개월 아기를 데리고 간다면 출발 전에 한 번이라도 접종하는 게 좋다고 한다. 공항, 비행기 같은 밀폐 공간에서 감염될 가능성이 크니까 미리 대비하는 게 낫다.

우리나라 상황과 대비법

한국은 2014년에 홍역 퇴치를 선언했지만, 해외에서 들어오는 사례는 매년 조금씩 있다. 2025년 들어 여행 후 발열과 발진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보건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 백신 접종률은 높은 편이라 대규모 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지만, 안심할 순 없다. 특히 어린이나 백신을 맞지 않은 성인은 주의가 필요하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건 간단하다. 가족 모두 백신 접종 기록을 확인하고, 놓친 게 있으면 병원에 가서 맞는 거다. 해외여행 후 열이 나거나 발진이 생기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그때 “최근 여행 다녀왔다”고 꼭 말해주는 게 중요하다. 의사가 홍역을 의심하고 빨리 조치할 수 있으니까.

작은 노력으로 큰 위험을 막자

홍역은 무서운 병이지만, 우리가 손 놓고 있을 이유는 없다. 백신 한 방이면 나와 가족, 그리고 주변 사람들까지 지킬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행이 심해지는 지금, “설마 나야?” 하며 넘기기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 여행 가방 챙기기 전에 백신부터 챙기는 습관, 이번 기회에 들여놓는 건 어떨까? 건강은 미리 지키는 게 최고라는 걸, 홍역이 새삼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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