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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US ROG Ally X UMPC 흑갈리, 손에 쥐어본 솔직한 이야기와 상세 정보

TFTC 2025. 3. 1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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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PC(울트라 모바일 퍼스널 컴퓨터) 시장이 점점 뜨거워지면서, 게이밍과 휴대성을 동시에 잡고 싶은 사람들 사이에서 ‘흑갈리’가 화제다. 정식 명칭은 ASUS ROG Ally X, 2024년에 출시된 이 기기는 전작 ROG Ally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흑갈리’라는 애칭으로 더 자주 불린다. 나도 최근 흑갈리를 손에 쥐고 며칠 써보면서 느낀 점이 많아서, 이 글에서 상세 정보와 함께 리뷰를 풀어보려 한다. 과연 이 작은 기기가 내 기대를 채워줬는지, 하나씩 살펴보자.

흑갈리, 어떤 기기일까?

흑갈리는 ASUS의 게이밍 브랜드 ROG(Republic of Gamers) 라인에서 나온 UMPC다. 2023년에 나온 ROG Ally의 단점을 보완하고 성능을 끌어올린 모델로, 2024년 7월쯤 글로벌 출시됐다. 크기는 280 x 111 x 24.7mm, 무게는 약 678g으로, 휴대용 게이밍 기기 치고는 살짝 묵직한 느낌이지만 손에 쥐었을 때 그립감은 꽤 안정적이다. 색상은 이름처럼 블랙 단일 컬러로, 깔끔하면서도 ROG 특유의 강렬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주요 스펙을 보면, AMD Ryzen Z1 Extreme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7인치 1080p(1920x1080) LCD 디스플레이에 120Hz 주사율을 지원한다. 메모리는 24GB(LPDDR5X), 저장공간은 1TB SSD(M.2 2280)로 넉넉한 편이다. 배터리는 80Wh로 업그레이드됐는데, 이건 전작 대비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다. 운영체제는 Windows 11이라 스팀, 에픽게임즈 같은 플랫폼은 물론이고 윈도우 기반 프로그램도 자유롭게 돌릴 수 있다.

첫인상과 디자인, 손에 쥐어보니

박스를 열자마자 든 생각은 “생각보다 크네?”였다. 7인치 화면이라 스팀덱이나 닌텐도 스위치 OLED보다 약간 작을 거라 예상했는데, 베젤이 좀 두껍다 보니 전체 크기는 비슷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손에 쥐어보니 그립이 꽤 편해서 오래 들고 있어도 팔이 덜 아팠다. 버튼 배치는 전작에서 살짝 바뀌었는데, 아날로그 스틱과 D패드가 더 부드럽고 눌리는 맛이 좋아졌다. 특히 트리거 버튼(L2, R2)이 부드럽게 들어가서 FPS 게임 할 때 손맛이 제대로 느껴졌다.

뒷면엔 ROG 로고가 큼지막하게 박혀 있는데, 개인적으론 좀 과하다 싶었다. 그래도 전체적인 마감은 깔끔하고, 플라스틱 소재지만 싸구려 느낌은 전혀 안 든다. 쿨링 팬이 두 개 들어가서인지 공기 순환구가 양쪽에 뚫려 있고, 발열 관리는 확실히 신경 쓴 모습이다. 무게는 처음엔 좀 무겁게 느껴졌지만, 하루 정도 들고 다니니까 적응되더라.

성능, 게임은 얼마나 잘 돌아갈까?

흑갈리의 심장은 AMD Ryzen Z1 Extreme 칩이다. 8코어 16스레드에 최대 클럭이 5.1GHz라 스펙만 보면 꽤 강력하다. 실제로 게임을 돌려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엘든 링’을 1080p 중간 옵션으로 돌렸을 때 터보 모드(25W)에서 평균 50~60fps가 나왔다. 배터리 모드(15W)로 낮추면 40fps 정도 유지됐는데, 그래도 부드럽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이었다. ‘포르자 호라이즌 5’는 풀옵에 가까운 설정으로도 60fps를 넘나들며 화질과 속도 모두 만족스러웠다.

다만, AAA급 게임들은 TDP(전력 소모량)를 잘 조정해야 한다. 기본 15W로 돌리면 발열도 적고 배터리도 2시간 가까이 가는데, 터보 모드로 올리면 1시간 남짓으로 뚝 떨어진다. 쿨링은 나쁘지 않아서 손이 뜨겁다거나 소음이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팬 소리가 은근히 웅장하게 들릴 때도 있었다. 스팀덱 OLED와 비교하면 성능은 확실히 앞서지만, 화면이 LCD라 색감이나 명암 대비는 좀 아쉽다.

배터리와 휴대성, 진짜 강점일까?

배터리가 80Wh로 늘어난 건 흑갈리의 큰 장점 중 하나다. 전작 ROG Ally가 40Wh였던 걸 생각하면 두 배나 커진 셈이다. 실제로 ‘스타듀 밸리’ 같은 가벼운 게임은 15W 설정으로 4시간 넘게 돌렸고, 무거운 게임도 1시간 반 정도는 버텼다. 충전은 65W USB-C로 빠르게 되는데, 30분 만에 50% 정도 채워졌다. 다만, 충전기까지 들고 다니면 무게가 좀 부담스러울 수 있다.

휴대성은 양날의 검이다. 가방에 쏙 들어갈 크기지만, 무게가 678g이라 장시간 손에 들고 다니기엔 살짝 부담스럽다. 그래도 외출할 때 게임 한 판 즐기고 싶을 땐 충분히 들고 나갈 만하다. SD카드 슬롯이 개선돼 튀어나오지 않게 된 것도 작은 장점인데, 추가 저장공간을 쓰고 싶을 때 유용하다.

장점과 단점, 솔직하게 말해보면

몇 날 며칠 써본 결과, 흑갈리의 매력은 확실하다. 성능은 UMPC 중에서도 탑티어 수준이고, 윈도우 기반이라 활용도가 높다. 버튼 감촉도 좋아졌고, 배터리 시간이 늘어난 점도 마음에 든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LCD 화면이라 OLED의 선명함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고, 베젤이 두꺼워서 디자인적으로 좀 투박해 보인다. 또, 터보 모드를 자주 쓰면 배터리가 금방 닳아서 충전 걱정을 자주 하게 된다.

가격은 국내 기준으로 512GB 모델이 약 100만 원, 1TB 모델이 120만 원 선이다. 중고 시장에선 80만 원대에도 거래되는데, 초기 불량 이슈가 해결된 최신 제품을 노리는 게 안전할 거 같다. ASUS의 A/S가 살짝 불안하다는 후기도 있으니, 구매 전 서비스 센터 위치 정도는 알아두는 게 좋겠다.

흑갈리와 함께한 나의 verdict

흑갈리는 집에서도 밖에서도 게임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꽤 괜찮은 선택이다. 성능은 강력하고, 배터리도 전작보다 훨씬 나아졌으니 장시간 게임에 목마픈 나에겐 딱 맞았다. ‘포르자’ 돌리면서 속도감에 취하고, ‘엘든 링’ 하며 손맛 느끼는 재미가 쏠쏠했다. 다만, OLED 화면을 좋아하거나 가벼운 기기를 원한다면 스팀덱이나 다른 대안을 고민해볼 수도 있다.

결국 흑갈리는 완벽하진 않지만, 지금 UMPC 시장에서 성능과 실용성을 잘 잡은 기기임은 분명하다. 나처럼 고사양 게임을 휴대하며 즐기고 싶거나, 윈도우 기반의 유연함을 중시한다면 충분히 만족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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