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는 단순한 외모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고민거리다. 국내 탈모 인구는 약 1천만 명에 달하며, 시장 규모는 4조 원을 훌쩍 넘길 정도로 방대하다. 이런 가운데 한바이오가 모유두세포를 활용한 탈모 치료제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뛰어넘어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이 기술은 어떤 원리로 작동하며, 어디까지 왔는지 알아보자.

모유두세포란 무엇인가?
모유두세포는 모발의 뿌리 깊숙한 곳, 그러니까 모낭의 가장 아래쪽에 자리 잡고 있는 핵심 세포다. 모발이 자라는 데 필요한 영양분과 산소를 모세혈관을 통해 공급하며, 모발의 굵기와 성장 속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모발의 ‘씨앗’ 같은 존재라고 볼 수 있다. 탈모가 진행되면 이 세포의 활성도가 떨어지거나 수가 줄어들면서 모발이 얇아지고 결국 빠지게 된다.
한바이오는 이 모유두세포에 주목했다. 기존 탈모 치료제는 증상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들은 세포 자체를 활용해 모발 생성의 근원을 되살리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단순히 약을 바르거나 먹는 방식이 아니라, 세포를 직접 배양하고 이식하는 혁신적인 접근법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한바이오의 독보적인 기술: 쵸핑과 대량 배양
한바이오가 내세우는 기술의 핵심은 ‘쵸핑(Chopping)’ 분리법과 대량 배양 기술이다. 모유두세포는 모낭 속에서 포도송이처럼 뭉쳐 있는데, 이를 분리하려면 세포의 건강을 해치지 않는 방법이 필수다. 과거 연구에서는 화학 약품을 써서 세포를 녹이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지만, 그러다 보면 세포가 손상되거나 활성도가 떨어져 배양이 어려웠다.
이에 한바이오는 물리적인 방법, 즉 가위로 자르듯 세포를 분리하는 쵸핑 기술을 개발했다. 이 방식은 세포의 원래 특성을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순수한 모유두세포만 추출할 수 있게 해준다. 분리된 세포는 이후 최적화된 배양 환경에서 대량 증식된다. 놀랍게도 한바이오는 머리카락 한 가닥에서 얻은 세포를 3만 가닥(약 9천만 개 세포)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다. 이는 해외 연구팀이 6천 모발 수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성과다.
탈모 치료의 새 지평: 세포 이식
한바이오의 궁극적인 목표는 배양한 모유두세포를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것이다. 기존 모발 이식술이 뒷머리에서 건강한 모낭을 떼어 옮기는 방식이었다면, 이 기술은 단 50~100개의 모낭만 채취해도 충분하다. 채취한 세포를 배양으로 대량 증식시킨 뒤, 특수 천공 기술로 두피에 심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이식할 모발이 부족한 중증 탈모 환자도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더 나아가 한바이오는 타인의 모유두세포를 활용한 이식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면역 거부 반응을 줄이는 기술이 접목된다면, 모발 기증처럼 세포를 공유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이런 혁신은 단순히 모발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탈모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려는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임상 시험과 상용화의 현주소
한바이오의 모유두세포 치료제는 현재 전임상 단계를 지나 임상 시험을 준비 중이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독성과 효능을 확인하며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임상 1상과 2a상을 동시에 시작할 계획이다. 첨단재생바이오법에 따라 탈모는 비중증 질환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전임상 절차가 간소화될 가능성도 있다. 회사는 하반기쯤 임상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미 모유두세포 보관 서비스는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경기도 군포에 세워진 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공장에서는 고객의 세포를 채취해 최대 40년간 보관할 수 있다. 현재 3,500명 이상이 이 서비스에 가입했으며, 임상이 끝나면 보관된 세포를 활용한 이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비용은 40년 보관 기준 약 600만 원으로, 세포 검사와 배양 기술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가격대라는 평가다.
탈모 케어 시장에서의 경쟁력
시중의 탈모 치료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미녹시딜은 두피에 바르는 국소 도포제이고,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는 먹는 약이다. 이들은 모발 성장을 촉진하거나 탈모 진행을 늦추는 데 효과적이지만, 사용을 중단하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한계가 있다. 반면, 한바이오의 세포 이식은 모발 생성 능력을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춰 장기적인 해결책을 약속한다.
게다가 한바이오는 모유두세포 배양액을 활용한 샴푸나 헤어케어 제품도 개발 중이다. 모발 성장 인자를 담은 이 제품들은 탈모 예방과 두피 건강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세포 치료제와 케어 제품을 함께 선보이며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한바이오가 그리는 미래
한바이오의 비전은 탈모 치료를 넘어 세포 기술로 난치병을 정복하는 것이다. NK세포와 줄기세포 배양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암이나 코로나19 같은 질환에도 세포 치료제를 적용하려는 계획이 진행 중이다. 강다윗 회장은 “젊을 때 건강한 세포를 보관해두고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시대를 열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탈모는 유전, 스트레스, 환경 오염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한다. 한바이오는 이런 복잡한 원인을 세포 수준에서 접근하며, 단순히 증상을 덮는 대신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허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니,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탈모 고민에 새로운 희망
한바이오의 모유두세포 기반 치료제는 아직 개발 중이지만, 그 가능성은 이미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모발 이식의 한계를 넘어선 기술과 대량 배양의 성공은 탈모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희망의 빛이 될 수 있다. 임상 결과와 상용화 속도에 따라 시장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궁금해진다.
'일상 >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만치료제 위고비: 효과부터 부작용까지 (0) | 2025.04.08 |
---|---|
소니 브라비아 씨어터 U: 개인 맞춤형 사운드의 새로운 경험 (0) | 2025.04.08 |
KGM 토레스 EVX 알파 출시: 또다른 전기 SUV (0) | 2025.04.08 |
세마글루타이드와 탈모 위험: 새로운 연구 결과와 그 의미 (0) | 2025.04.07 |
돼지고기 기름,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음식 8위에 선정된 이유 (0) | 2025.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