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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마글루타이드와 탈모 위험: 새로운 연구 결과와 그 의미

TFTC 2025. 4. 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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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는 비만 치료와 제2형 당뇨병 관리에서 혁신적인 약물로 자리 잡으며 오젬픽(Ozempic)과 위고비(Wegovy)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에 탁월한 효과를 보여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지만,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가 탈모와의 연관성을 제기하며 주목받고 있다. 과연 세마글루타이드가 탈모 위험을 높이는 걸까? 

세마글루타이드, 어떤 약물인가?

세마글루타이드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로, 체내에서 GLP-1 호르몬을 모방해 혈당을 낮추고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 체중 감량에 큰 도움을 준다. 이런 특성 덕분에 제2형 당뇨병 환자뿐만 아니라 비만 치료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널리 처방되고 있다.

오젬픽은 주로 당뇨병 관리에, 위고비는 체중 감량에 특화된 용도로 사용된다. 위고비는 FDA 승인을 받은 비만 치료제로, 임상 시험에서 평균 15%의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메스꺼움, 설사, 그리고 드물게 탈모 같은 부작용도 보고되고 있다. 특히 최근 연구에서 세마글루타이드가 탈모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결과가 발표되며 사용자들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로운 연구 결과: 세마글루타이드와 탈모 위험

최근 미국 브라운 의과대학 피부과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가 탈모(의학 용어로 ‘알로페시아’)와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연구팀은 22편의 논문을 검토한 결과,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50mg)를 매주 투여한 환자에서 위약 그룹에 비해 탈모증 발생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경구 세마글루타이드 투여 환자의 6.9%가 탈모를 경험한 반면, 위약 그룹에서는 0.3%만이 탈모를 보고했다. 반면 피하 주사 형태(2.4mg)로 투여한 경우 탈모 발생률은 0.2%로, 위약 그룹(0.5%)보다 오히려 낮았다.

또한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연구팀은 세마글루타이드가 다른 비만 치료제(부프로피온-날트렉손)보다 탈모 위험을 약 50% 더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여성 사용자들 사이에서 탈모 위험이 더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성의 경우 탈모와의 연관성이 명확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피어리뷰 전 단계라고 밝히며, 인과관계를 단정 짓기에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탈모의 원인, 무엇일까?

세마글루타이드가 탈모를 유발할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몇 가지 요인을 거론한다. 첫째, 급격한 체중 감소로 인한 신체적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세마글루타이드는 강력한 식욕 억제 효과로 빠른 체중 감소를 유도하는데, 이 과정에서 신체가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모발 성장 같은 비필수 기능을 일시적으로 멈출 수 있다. 이런 현상은 ‘휴지기 탈모(Telogen Effluvium)’로 알려져 있으며, 체중 감소가 시작된 지 3~6개월 후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둘째, 영양 결핍도 탈모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식사량을 줄여 칼로리 섭취를 감소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단백질, 철분, 아연, 비오틴 같은 모발 건강에 필수적인 영양소가 부족해질 수 있다. 특히 철분 결핍은 여성 탈모의 흔한 원인으로, 세마글루타이드 복용 중 식사량 감소로 이런 결핍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피부과학회에서도 체중 감소 중 영양 결핍이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셋째, 호르몬 변화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세마글루타이드는 GLP-1 호르몬을 모방해 인슐린과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데, 이런 호르몬 변화가 모발 성장 주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이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세마글루타이드가 안드로겐성 탈모(유전적 탈모)를 촉발할 가능성을 언급하지만, 아직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마지막으로, 당뇨병 관리나 체중 감량 과정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도 탈모를 악화시킬 수 있다. 만성 질환을 관리하는 정서적 부담이나 체중 감소에 대한 심리적 압박은 신체에 스트레스를 주며, 이는 모발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탈모를 줄이는 실천적인 방법

세마글루타이드 복용 중 탈모가 걱정된다면 몇 가지 방법으로 이를 관리할 수 있다. 먼저,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체중 감소 중에도 단백질, 철분, 아연, 비오틴 같은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계란, 연어, 시금치, 아몬드 같은 음식을 식단에 추가하면 모발 건강에 도움이 된다. 영양 결핍이 의심된다면 비오틴이나 철분 보충제를 고려할 수 있지만, 의료 전문가와 상의하는 게 안전하다.

스트레스 관리도 필수적이다. 명상, 요가, 가벼운 산책 같은 활동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신체의 전반적인 건강을 개선한다. 충분한 수면과 수분 섭취도 모발 건강에 중요하다. 하루 7~8시간의 수면과 2리터 이상의 물 섭취를 유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모발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강한 화학 성분이 포함된 샴푸나 염색약은 피하고, 황산염(Sulfate)과 파라벤(Paraben)이 없는 순한 제품을 선택하자. 열기구 사용이나 잦은 염색, 펌 같은 시술은 모발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으니 자제하는 게 현명하다.

더 적극적인 대처를 원한다면 미녹시딜(Minoxidil) 같은 국소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다. 미녹시딜은 모발 성장을 촉진하는 FDA 승인 치료제로,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효과적이다. 또한 저강도 레이저 치료(LLLT) 같은 방법도 모발 성장을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문가 상담, 꼭 필요한 이유

세마글루타이드 복용 중 탈모가 심각하거나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탈모가 약물 때문인지, 다른 원인(예: 갑상선 질환, 철분 결핍, 유전적 요인) 때문인지 정확히 진단받는 게 중요하다. 의사는 혈액 검사를 통해 영양 결핍 여부를 확인하거나, 필요하다면 세마글루타이드 용량을 조절하거나 대체 약물을 제안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세마글루타이드 복용 전 탈모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나 두피 상태 점검을 추천한다. 이는 유전적 탈모 소인이 있거나 영양 불균형이 있는 경우 미리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도와준다. 미국 모발 손실 협회는 세마글루타이드의 오용(특히 체중 감량 목적으로 과도하게 사용하는 경우)이 심각한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반드시 전문가의 감독하에 약물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탈모, 일시적인 경우가 많지만 주의해야

세마글루타이드로 인한 탈모는 대부분 일시적이다. 체중 감소가 안정되고 영양 상태가 개선되면 모발이 다시 자라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탈모가 지속되거나 두피에 염증, 가려움증, 또는 패턴 탈모(안드로겐성 탈모) 증상이 나타난다면 더 심각한 원인이 있을 수 있으니 서둘러 전문가를 찾는 게 좋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비만과 당뇨병 관리에 큰 도움을 주지만, 부작용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필요하다. 탈모가 걱정된다면 약물 복용 전 의사와 충분히 상의하고, 복용 중에는 영양과 스트레스 관리에 신경 쓰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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