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에어팟이 단순히 음악을 들려주는 기기를 넘어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바로 카메라가 탑재된 에어팟 이야기다. 언뜻 들으면 “에어팟에 카메라가 왜 필요하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최근 소문과 전문가들의 예측을 종합해보면 꽤 흥미로운 그림이 그려진다. 과연 카메라가 붙은 에어팟은 어떤 모습일지, 어떤 기능을 가져올지, 그리고 언제쯤 우리 손에 쥘 수 있을지 한번 파헤쳐보자.
카메라 달린 에어팟, 어디서 나온 이야기?
이 이야기는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다.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Mark Gurman) 같은 애플 전문 기자와 공급망 분석가 밍치 궈(Ming-Chi Kuo)가 몇 달 전부터 관련 소식을 흘리고 있다. 특히 밍치 궈는 지난해 “2026년쯤 카메라가 달린 에어팟이 대량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거먼도 최근 뉴스레터에서 애플이 이런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탐구 중”이라고 전하며 불씨를 더했다.
그렇다고 이 카메라가 셀카를 찍거나 동영상을 촬영하는 용도는 아니다. 소문에 따르면 에어팟에 들어갈 카메라는 적외선(IR) 센서 형태로, 아이폰의 페이스 ID에 쓰이는 기술과 비슷하다고 한다. 사진을 찍기보다는 주변 환경을 인식하거나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뜻이다.
어떤 기능이 가능할까?
카메라가 들어가면 에어팟이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많아진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건 애플의 비전 프로(Vision Pro)와의 연동이다. 비전 프로는 혼합현실(MR) 헤드셋인데, 에어팟에 달린 적외선 카메라가 사용자의 머리 움직임을 감지해서 소리를 그 방향에 맞춰 조정할 수 있다는 거다. 예를 들어, 비전 프로로 영화를 볼 때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왼쪽에서 나는 소리가 더 커지면서 몰입감이 확 살아난다. 이런 공간 오디오(Spatial Audio) 경험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셈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공중 제스처 컨트롤이다. 손을 귀 근처에서 휘젓는 동작으로 음악을 바꾸거나 볼륨을 조절하는 식이다. 이미 에어팟 프로에 있는 터치 기능이 더 직관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밍치 궈는 이런 기능이 “인간과 기기 간 상호작용을 더 자연스럽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먼은 한술 더 떠서 카메라가 환경을 분석해 사용자에게 실시간 정보를 줄 수도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길을 걷다가 “여기가 어딘데?”라고 물으면 에어팟이 주변을 스캔해서 시리(Siri)가 대답해주는 식이다. 아이폰을 꺼낼 필요 없이 에어팟만으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건 애플이 최근 아이폰 16에 추가한 비주얼 인텔리전스(Visual Intelligence)와도 맥락이 맞아 보인다.
디자인과 편리함, 어떻게 될까?
에어팟에 카메라를 넣으려면 디자인이 조금 바뀔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작고 가벼운 모양을 유지하면서 카메라 모듈까지 넣는 건 쉽지 않은 과제다. 적외선 카메라는 크기가 작아도 전력 소모와 발열 문제를 고려해야 하니까. 그래도 애플은 늘 얇고 가벼운 디자인에 집착하는 브랜드라, 무겁고 투박한 에어팟이 나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편리함 면에서도 기대가 크다. 비전 프로 같은 무거운 헤드셋 대신, 가벼운 스마트 안경이나 에어팟으로 비슷한 경험을 제공한다면 활용도가 훨씬 높아질 거다. 특히 카메라가 다른 기기(아이폰, 애플 워치 등)와 데이터를 공유하면 애플 생태계가 더 단단해지는 효과도 있다.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아직은 소문 단계라 정확한 출시 시기는 확실하지 않다. 밍치 궈는 2026년 대량 생산을 예상했고, 거먼은 2027년쯤 에어팟 프로 4세대와 함께 나올 가능성을 언급했다. 애플이 비전 프로의 미지근한 반응을 만회하려고 스마트 안경과 카메라 에어팟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적어도 2~3년은 기다려야 할 듯하다.
생산은 애플의 오랜 파트너 폭스콘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폭스콘은 연간 1800만~2000만 개의 카메라 모듈을 공급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니, 출시되면 초기 물량은 약 1000만 쌍 정도가 될 거라는 추측이다. 시장 반응에 따라 더 늘어날 수도 있고.
기대 반, 걱정 반
카메라 달린 에어팟은 분명 신선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다. 공간 오디오를 더 풍부하게 만들고, 손짓으로 조작하거나 주변 정보를 얻는 기능은 일상에서 꽤 유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걱정도 있다. 귀에 꽂는 기기에 카메라가 들어가면 사생활 침해 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다. 애플은 늘 보안을 강조하지만, 이런 새로운 기술은 늘 논란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또 가격도 문제다. 지금 에어팟 프로가 30만 원대인데, 카메라까지 추가되면 더 비싸질 가능성이 크다.
미래의 에어팟, 어떤 모습일까?
카메라 달린 에어팟은 단순한 이어폰을 넘어 애플의 야심 찬 공간 컴퓨팅 계획의 한 조각으로 보인다. 비전 프로, 스마트 안경, 그리고 에어팟이 서로 연결되면서 우리가 세상을 듣고 보는 방식을 바꿀지도 모른다. 아직은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만, 애플이 워낙 놀라운 결과물을 내놓는 브랜드라 기대감이 커진다. 과연 이 소문이 현실이 될지,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게임 체인저가 될지, 아니면 그저 흥미로운 실험으로 끝날지, 시간만이 알려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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