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최근 AI 기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바로 신형 AI 에이전트 '노바 액트(Nova Act)'의 출시다. 이 모델은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를 대신해 웹 브라우저에서 복잡한 작업을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전자상거래의 거대 기업이 AI 에이전트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오픈AI와 앤트로픽 같은 경쟁자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노바 액트가 할 수 있는 일
노바 액트는 웹 브라우저를 활용해 일상적인 디지털 작업을 대신 처리하는 데 특화되어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검색하고 장바구니에 담아 결제까지 진행하거나, 식당 예약을 하고, 복잡한 웹 양식을 작성하는 일을 손쉽게 해낸다. 단순히 텍스트를 생성하거나 질문에 답하는 기존 AI와 달리, 이 모델은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맥락에 맞는 행동을 취한다. 아마존은 이를 통해 사용자가 직접 클릭하고 입력하는 수고를 덜어주는, 진정한 '에이전트'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노바 액트의 높은 정확도다. 아마존 내부 테스트에서 이 모델은 화면에 표시된 텍스트를 인식하고 상호작용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스크린스팟 웹 텍스트(ScreenSpot Web Text)'에서 94%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이는 오픈AI의 '오퍼레이터(88%)'와 앤트로픽의 '컴퓨터 유즈(90%)'를 넘어서는 수치로, 경쟁 모델들보다 한 발 앞선 성능을 자랑한다. 이런 결과는 노바 액트가 단순 반복 작업뿐 아니라, 팝업 창이나 드롭다운 메뉴 같은 까다로운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개발 배경과 아마존의 야심
노바 액트는 아마존이 최근 설립한 범용인공지능(AGI) 연구소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결과물이다. 이 연구소는 AI 기술의 한계를 넘어, 인간처럼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는 지능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개발을 주도한 인물로는 오픈AI 출신의 데이비드 루안과 피터 애빌이 꼽히며, 이들의 경험은 노바 액트가 경쟁사와 차별화된 성능을 갖추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아마존은 이미 생성형 AI 분야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지난해에는 음성 비서 알렉사에 생성형 AI를 접목한 '알렉사 플러스'를 발표했고, 온라인 판매자를 위한 AI 비서 '아멜리아', 쇼핑 도우미 '루퍼스' 같은 모델도 차례로 선보였다. 노바 액트는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 있지만, 한층 더 진화한 형태로 평가된다. 특히 웹 브라우저를 직접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은 아마존의 방대한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결합했을 때 엄청난 시너지를 낼 가능성을 열어준다.
경쟁자와의 비교: 오픈AI와 앤트로픽을 넘어서
AI 에이전트 시장은 이미 뜨거운 전쟁터다. 오픈AI는 '오퍼레이터'를 통해 웹 작업 자동화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앤트로픽은 '컴퓨터 유즈'를 앞세워 비슷한 영역을 공략하고 있다. 노바 액트는 이들과 직접 경쟁하며, 아마존 특유의 강점을 활용해 차별화를 꾀한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노바 액트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함께 공개하며 개발자들이 자신만의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툴킷은 복잡한 작업을 작은 명령어로 세분화해 처리할 수 있게 돕는데, 오픈소스 웹 자동화 프레임워크인 플레이라이트(Playwright)와의 연동도 가능하다.
성능 면에서도 아마존은 자신감을 내비친다. 노바 액트는 날짜 선택이나 드롭다운 메뉴 같은 세부 작업에서 90% 이상의 정확도를 목표로 설계되었으며, 이는 경쟁 모델들이 자주 실패하는 지점을 공략한 결과다. 다만, 현재는 미국에서만 사용 가능하며, 초기 단계인 만큼 일부 기능은 아직 완벽히 구현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알렉사 플러스에 탑재된 노바 액트는 음성으로 식료품 주문이나 브라우저 제어 같은 작업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아마존은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이런 단점을 보완할 계획이다.
알렉사와의 통합, 그리고 미래 전망
노바 액트는 단순히 독립적인 모델에 그치지 않는다. 아마존은 이 기술을 자사의 AI 음성 비서인 알렉사 플러스에 통합해, 음성과 웹 작업을 결합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려 한다. 예를 들어, "내일 저녁 식당 예약해줘"라고 말하면 알렉사가 노바 액트를 활용해 웹사이트에서 예약을 완료하는 식이다. 이런 통합은 아마존 에코 쇼 같은 디바이스에서 특히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는 노바 액트가 더 복잡한 작업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아마존은 결혼식 준비나 IT 시스템 관리 같은 다단계 과제를 처리할 수 있는 고도화된 에이전트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으며, 이를 위해 인간의 감독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아마존이 단순히 전자상거래 기업을 넘어, AI 기반의 종합 솔루션 제공자로 자리 잡으려는 야심을 보여준다.
시장에 미칠 영향과 기대
노바 액트의 등장은 AI 에이전트 시장의 판도를 흔들 잠재력을 지녔다. 아마존은 이미 AWS(아마존웹서비스)를 통해 클라우드와 AI 인프라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노바 액트가 더해지면, 기업 고객부터 일반 사용자까지 아우르는 생태계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비용 효율성을 강조한 아마존의 전략은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고성능 AI를 제공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노바 액트가 아마존의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결합했을 때 발생할 시너지를 주목한다. 사용자가 물건을 찾고 구매하는 과정을 AI가 대신 처리한다면, 쇼핑 경험이 획기적으로 간소화될 수 있다. 이는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아마존의 매출 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초기 단계인 만큼 기술적 안정성과 확장성을 입증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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