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회

수술 어려운 반려동물 종양, 전기 자극으로 암세포 잡는다?

nanze 2025. 3. 1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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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키우다 보면 건강 문제에 부딪힐 때가 있다. 특히 종양 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철렁 내려앉기 마련이다. 더구나 수술이 어려운 위치에 있거나 상태가 복잡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깊어진다. 최근 반려동물 암 치료에서 주목받는 방법 중 하나가 전기 자극을 이용한 기술이다. 처음엔 “전기로 암을 치료한다고?” 하며 반신반의했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꽤 흥미롭고 희망적인 이야기들이 많았다. 이번 글에서는 수술이 힘든 반려동물 종양을 전기 자극으로 어떻게 사멸시키는지, 그 원리와 가능성을 자세히 풀어보려 한다. 


수술 어려운 종양, 어떤 경우일까?

반려동물에게 종양이 생겼을 때, 수술은 가장 흔한 치료법이다. 하지만 모든 종양이 칼로 쉽게 제거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뇌나 척추 근처, 심장 주변처럼 민감한 부위에 종양이 있으면 수술이 위험하거나 아예 불가능할 때가 있다. Merck Veterinary Manual에 따르면, 이런 경우 종양이 주변 조직에 침투하거나 크기가 너무 커서 완전 제거가 어려운 상황도 많다. 강아지가 발바닥에 생긴 비대세포종(Mast Cell Tumor) 때문에 수술을 고민했을 때도, 위치가 애매해서 수의사가 신중한 접근을 권했던 기억이 난다.

특히 고양이의 경우 구강 편평세포암(SCC)이나, 강아지의 혈관육종(Hemangiosarcoma)은 공격적으로 퍼지면서도 수술로 완치가 힘든 경우가 많다. 이런 종양들은 재발률도 높고, 수술 후에도 방사선이나 화학요법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전통적인 방법마저 효과가 제한적이거나 비용과 부작용 때문에 망설여진다면, 대안이 필요해진다. 여기서 전기 자극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

 


전기 자극, 암세포를 어떻게 없애나?

전기 자극으로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방법은 이름부터 강렬하다. 대표적인 기술 중 하나가 ‘전기화학요법(Electrochemotherapy, ECT)’인데, 이건 전기 펄스와 약물을 결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방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나 미국의 여러 연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짧고 강한 전기 펄스를 종양에 가하면 세포막에 미세한 구멍이 생긴다. 이를 ‘전기천공(Electroporation)’이라고 부르는데, 이 구멍으로 블레오마이신(Bleomycin) 같은 항암제가 암세포 안으로 쏙 들어가게 된다.

일반적으로 항암제는 세포막을 잘 뚫지 못해서 효과가 제한적이다. 하지만 ECT는 약물 흡수를 1,000배 이상 높여준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암세포는 빠르게 괴사(Necrosis)하거나 자멸(Apoptosis)하면서 죽는다. 신기한 건, 이 과정이 건강한 주변 조직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3년 Frontiers in Veterinary Science 논문에 따르면, ECT를 받은 반려동물의 종양에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되는 모습이 확인됐다. 민감한 부위에 종양이 있어도 시도해볼 만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떤 종양에 효과적일까?

전기 자극 기술은 특히 피부나 피하 종양에 강점을 보인다. Veterinary Hospital 자료를 보면, ECT는 강아지의 비대세포종, 고양이의 피부 편평세포암, 말의 유육종(Sarcoid) 같은 경우에 자주 쓰인다. 예를 들어, 수술로 제거하기 힘든 입안 종양이나 다리 아래쪽처럼 좁은 부위에서도 효과를 봤다는 사례가 많다. 2023년 연구에 따르면, ECT를 받은 반려동물 127마리 중 70~85%가 수술 없이도 종양이 줄거나 사라졌다.

심지어 뇌종양처럼 까다로운 경우에도 비슷한 원리의 ‘종양 치료 전기장(Tumor Treating Fields, TTFields)’이 연구되고 있다. 이건 약물 없이 저강도 전기장을 이용해 암세포 분열을 막는 방법인데, 아직 반려동물에선 초기 단계다. 그래도 피부나 얕은 부위 종양에선 이미 입증된 성과가 있으니, 수술이 어려운 우리 반려동물에게 희소식이 될 수 있다.

 


실제 적용, 어떤 과정일까?

ECT를 실제로 적용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보통 반려동물을 진정시키거나 마취한 뒤, 종양 부위에 항암제를 주사한다. 그다음 전극(칼리퍼나 바늘 모양)을 사용해 5~10분간 전기 펄스를 쏜다. ScienceDirect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펄스는 8회씩 50마이크로초 단위로 전달되는데, 반려동물이 느끼는 불편함은 거의 없다. 치료 후엔 약간의 염증이나 붓기가 생길 수 있지만, 며칠 안에 사라진다고 한다.

수의사는 “ECT는 방사선처럼 여러 번 올 필요 없이 1회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비용도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수술(200만 원)이나 방사선 치료(300만 원 이상)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선 한 세션이 500(약 70만) 수준이라고 하니, 접근성도 나쁘지 않다.

 


장점과 한계, 냉정히 살펴보기

장점

  • 수술 대안: 절개 없이도 종양을 줄일 수 있어 회복이 빠르다.
  • 선택성: 암세포만 타격해 주변 조직 손상이 적다.
  • 반복 가능: 재발해도 다시 시도할 수 있다.

한계

  • 적용 범위: 깊은 장기나 뼈 속 종양엔 아직 한계가 있다.
  • 장기 효과: 2023년 데이터 기준, 일부 종양은 몇 달 뒤 재발했다.
  • 전문성: 모든 동물병원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장비와 경험이 필요하다.

반려동물 암 치료의 미래는?

전기 자극 기술은 반려동물 암 치료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PMC 자료에 따르면, ECT는 면역 반응을 자극해 암세포를 더 효과적으로 없애는 ‘면역원성 세포 사멸(Immunogenic Cell Death)’도 유도한다고 한다. 즉, 전기 펄스가 암세포를 죽일 뿐 아니라 몸의 방어력도 키워주는 셈이다. 앞으로 나노펄스 자극(NPS)처럼 더 정밀한 기술이 발전하면, 수술 불가능한 종양도 더 잘 잡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

반려동물이 종양 진단받았을 때, 수술 말고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게 위안이 된다. 아직 한국에선 ECT를 하는 병원이 많지 않지만,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가까운 동물병원에 문의해보니 “곧 도입할 계획”이라는 곳도 있었다. 반려동물과 더 오래 함께하고 싶다면, 이런 기술을 눈여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다.

 


전기 자극, 우리 반려동물들에게 희망일까?

수술이 어려운 종양 때문에 막막했던 반려인들에게 전기 자극은 작은 빛과 같다. 빠르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이 방법은 우리 강아지나 고양이가 덜 아프고 더 편히 지낼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 물론 모든 경우에 만능은 아니지만, 적어도 수술 말고 다른 길이 있다는 건 큰 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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