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경제

테슬라 주식 급락과 흔들리는 미국 증시, 2025년의 불안한 출발

nanze 2025. 3. 1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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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이 시작된 지 이제 막 두 달이 지났는데, 미국 증시가 심상치 않다. 특히 테슬라 주식이 연일 화제다. 한때 하늘을 찔렀던 주가가 최근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고 있다. 3월 10일에는 무려 15%나 떨어지며 2020년 9월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이게 테슬라만의 문제일까? 아니면 미국 증시 전체가 흔들리는 신호일까? 이번 글에서 테슬라 주식 급락의 이유와 함께, 지금 미국 증시가 어떤 상황인지 자세히 들여다보자.

테슬라 주식, 왜 이렇게 된 걸까?

테슬라 주가는 작년 말까지만 해도 승승장구였다. 2024년 12월 17일엔 주당 479.86달러라는 사상 최고치를 찍으며 시가총액 1.5조 달러를 넘겼다. 엘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힘을 보탠 뒤,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정부 정책의 혜택을 입을 거라 기대하며 주식을 쓸어 담았다. 하지만 그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3월 10일 기준 주가는 230달러 선까지 내려앉았고, 시가총액은 8,000억 달러 아래로 추락했다. 불과 석 달 만에 절반 가까이 빠진 셈이다.

이 급락의 첫 번째 이유는 판매 부진이다. 테슬라는 2024년에 전기차 배송량이 1.1% 줄어든 179만 대를 기록하며 13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감소를 겪었다. 2025년 들어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중국에선 2월 판매량이 작년보다 49%나 줄어 3만 688대로 떨어졌고, 유럽에서도 독일(-76%), 프랑스(-26%), 노르웨이(-48%) 등 주요 시장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경쟁사 BYD는 같은 기간 판매량을 90% 이상 늘리며 테슬라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테슬라가 할인과 무료 충전 같은 혜策을 내놨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두 번째로,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역풍을 맞고 있다. 머스크는 트럼프 정부에서 ‘정부효율성부(DOGE)’를 이끌며 연방 예산 삭감과 규제 철폐에 앞장서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그의 극단적인 발언과 행동이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내 진보층 소비자들은 테슬라 차량을 외면하기 시작했고, 유럽에선 머스크가 독일 극우 정당을 지지한 일로 반감이 커졌다. 심지어 테슬라 매장 앞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차량에 대한 공격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판매 감소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미국 증시, 불확실성 속으로

테슬라의 급락은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증시 전체가 요동치는 가운데, 테슬라 하락이 시장의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 3월 10일, 나스닥 지수는 4%나 떨어지며 2022년 9월 이후 가장 큰 일일 낙폭을 보였다. S&P 500도 20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며 202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기술적 지지선을 잃었다. 다우존스 지수 역시 90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졌다.

이런 시장 혼란의 배경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이 있다. 3월 초, 트럼프는 캐나다와 멕시코산 수입품에 25%, 중국산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관세는 3월 4일부터 본격 시행됐는데,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관세로 인해 물가가 오르고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거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주식이 대거 매도된 거다. 특히 테슬라는 중국에서 생산한 차량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라, 관세 부담이 더해지며 타격을 입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부품을 공급받는 자동차 산업 전반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과 이에 따른 엔화 강세도 시장에 혼란을 더했다. 엔화 캐리 트레이드가 풀리면서 테크 주식들이 큰 타격을 입었고, ‘매그니피센트 7’(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등) 같은 대형 기술주들이 줄줄이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의 15% 급락은 시장 전체의 불안 심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투자자들, 어떻게 보고 있을까?

월가의 반응은 엇갈린다. 골드만삭스는 테슬라의 1분기 배송량 전망을 37만 5천 대로 낮췄는데, 이는 작년보다 줄어든 수치다. 새로운 모델 Y 생산 전환과 수요 약화가 이유라고 한다. 베어드 같은 곳은 테슬라를 ‘매도 추천’ 목록에 올리며 목표가를 370달러에서 더 낮췄다. 반면, 모건스탠리 같은 낙관론자들은 자율주행과 AI 로봇 사업의 잠재력을 믿고 여전히 매수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주가가 여전히 높은 PER(주가수익비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대평가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시장 전반에 대해선 비관적인 목소리가 더 크다. HSBC는 미국 주식을 하향 조정했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관세와 정부 셧다운 가능성 때문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도 줄어들면서,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앞으로의 전망은?

테슬라 주식과 미국 증시는 당분간 불확실성 속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 입장에선 신형 모델 출시와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가 반등의 열쇠가 될 거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고 브랜드 이미지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예전 같은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머스크가 정치적 논란을 줄이고 테슬라에 더 집중한다면 모를까, 지금으로선 하락세가 쉽게 멈출지 의문이다.

미국 증시는 관세 정책의 실질적 영향이 드러날 때까지 변동성이 클 전망이다. 트럼프가 관세를 철회하거나 협상으로 방향을 튼다면 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이어진다면, 2025년 초반은 투자자들에게 꽤 힘든 시기가 될지도 모른다.

흔들리는 시장 속에서

테슬라 주식 급락은 단순히 한 회사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미국 경제와 증시가 처한 복잡한 상황을 보여준다. 관세 전쟁, 소비자 심리 변화, 경쟁 심화가 얽히면서 테슬라 같은 대형주마저 흔들리고 있다. 투자자라면 이런 흐름을 잘 읽고, 섣부른 낙관 대신 신중한 태도로 시장을 지켜보는 게 필요할 때다. 2025년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아직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시점이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은 조용히 숨을 고르며 다음 기회를 기다릴 때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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