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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전기차 앱테라, 혁신일까?

TFTC 2025. 3. 3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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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이 점점 더 뜨거워지면서 태양광을 활용한 차세대 모빌리티가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미국 스타트업 앱테라(Aptera Motors)가 선보이는 태양광 전기차는 독창적인 디자인과 놀라운 효율성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단순히 배터리로만 달리는 전기차를 넘어 태양광 에너지를 동력으로 삼아 충전 걱정을 덜어낸 이 차량은 어떤 매력을 품고 있을까? 앱테라의 특징과 기술,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을 하나씩 파헤쳐보자.

물고기처럼 생긴 독특한 외관

앱테라의 첫인상은 단연 독보적이다. 매끈한 곡선과 유선형 디자인이 마치 물고기나 새를 연상케 한다. 3륜 구조(앞바퀴 2개, 뒷바퀴 1개)로 설계된 이 차량은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항력 계수를 0.13까지 낮췄다. 참고로 테슬라 모델 S의 항력 계수가 0.20인 점을 생각하면, 앱테라가 얼마나 공기역학적으로 뛰어난지 실감할 수 있다. 이런 설계는 단순히 멋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치밀한 계산에서 비롯된 결과다.

차체는 경량 복합소재로 만들어져 무게를 줄였고, 약 3.16㎡ 넓이의 태양광 패널이 지붕과 후드에 촘촘히 박혀 있다. 이 패널은 하루 최대 64~72km 주행에 필요한 전력을 태양광만으로 충당할 수 있을 만큼 효율적이다. 일상적인 출퇴근 거리가 30~40km인 사람이라면 외부 충전 없이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충전 없이도 달리는 ‘네버 차지’ 기술

앱테라가 자랑하는 핵심 기술 중 하나는 ‘네버 차지(Never Charge)’다. 이름 그대로 충전소를 찾을 필요 없이 태양광으로 차량을 움직이게 하는 야심 찬 시스템이다. 물론 날씨와 사용 조건에 따라 완전한 무충전 주행이 항상 가능한 건 아니지만, 맑은 날씨라면 연간 1만 7,000km 이상을 태양광만으로 달릴 수 있다고 앱테라 측은 밝힌다. 이는 평균적인 운전자의 연간 주행 거리와 맞먹는 수준이라 실용성이 상당하다.

배터리 충전을 병행하면 주행 가능 거리는 더욱 늘어난다. 기본 모델은 400km, 최고 사양은 무려 1,600km까지 달릴 수 있다. 이는 루시드 에어(837km)나 메르세데스-벤츠 EQS(684km) 같은 고급 전기차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치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협약을 맺어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한 점도 주행 성능과 안정성을 더 높이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가격과 실용성, 얼마나 매력적인가?

앱테라의 가격은 사양에 따라 2만 5,900달러(약 3,600만 원)에서 4만 8,000달러(약 6,700만 원) 사이로 책정된다. 기존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모델 3(약 4만 달러 이상)나 현대 아이오닉 5(약 5만 달러 수준)와 비교하면 상당히 경쟁력 있는 가격대다. 게다가 2인승 구조라 패밀리카로 쓰기엔 한계가 있지만, 출퇴근용이나 세컨드카로 활용하기엔 최적이다.

차량 내부는 심플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이다. 곡선형 대시보드와 넓은 디스플레이가 운전자의 편의를 더하며, 경량 설계 덕분에 공간 활용도도 나쁘지 않다. 다만 3륜 구조 특성상 도로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일부 제기되기도 했는데, 앱테라는 철저한 테스트를 통해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내구성 테스트에서 거친 지형과 웅덩이를 무리 없이 통과하며 신뢰도를 보여줬다.

생산과 출시,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앱테라의 양산 계획은 2025년 중으로 잡혀 있다. 최근 공개된 ‘런치 에디션(Launch Edition)’은 CES 2025 행사에서 큰 화제를 모았고, 현재 3만 2,000명 이상이 사전 예약을 마친 상태다. 양산용 프로토타입은 새로운 내장형 구동 장치로 허브 모터를 대체하며 성능을 업그레이드했고, 최종 셸과 도어, 서스펜션 등은 고객 차량에 그대로 적용될 예정이다.

생산 과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의 협력은 큰 힘이 되고 있다. 2031년까지 7년간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한 이번 파트너십은 앱테라가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며 대량 생산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한다. 다만, 일부 차체 패널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프로토타입 단계라 최종 출시 전까지 세부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태양광 전기차의 한계와 가능성

앱테라가 혁신적이라 해도 태양광 전기차의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태양광 패널의 효율은 현재 약 22% 수준으로, 흐린 날씨나 겨울철에는 충전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장거리 주행을 위해선 결국 배터리 충전이 필수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태양광 유리나 고효율 패널 같은 기술이 발전하면 이런 단점은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시장에서 앱테라의 경쟁자로는 네덜란드의 라이트이어, 독일의 소노모터스 등이 있다. 라이트이어 0은 5인승에 하루 70km 태양광 주행을 지원하며, 소노모터스 시온은 465개 태양광 전지로 하루 21km를 달린다. 앱테라는 이들과 비교해도 주행 거리와 가격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시장 선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래 모빌리티의 새로운 바람

앱테라는 단순한 전기차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이동 수단의 상징으로 자리 잡을 잠재력을 갖췄다. 충전 인프라 부족과 배터리 비용 문제를 태양광으로 보완하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은 분명 칭찬받을 만하다. 공동창업자 크리스 앤소니와 스티브 팸브로는 “지구가 주는 태양광을 활용해 안전하고 재미있는 운전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고, 이는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

태양광 전기차 시장은 2030년까지 4조 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앱테라가 그 선두에 설지, 아니면 또 다른 혁신이 나타날지는 지켜볼 일이다. 분명한 건 이 작은 3륜차가 모빌리티의 미래를 바꾸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과연 앱테라가 약속한 대로 도로 위를 자유롭게 누빌 날이 올지, 그 여정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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