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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9일 만에 로켓 재사용! 우주 산업의 새 장을 열다

nanze 2025. 3. 2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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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가 또 한 번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최근 팰컨 9 로켓의 부스터를 불과 9일 만에 재사용하며, 우주 산업에서 재사용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짧은 턴어라운드 시간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로켓을 빠르게 재활용해 발사하는 능력은 우주 탐사의 비용을 낮추고, 발사 빈도를 높이는 핵심 열쇠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이번 성과는 스페이스X가 오랜 시간 공들여온 재사용 기술의 정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스타십 개발로 이어지는 미래를 엿보게 한다. 이 글에서는 9일 만의 재사용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어떤 기술적 진보가 뒷받침됐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우주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자.

9일 턴어라운드, 어떻게 이뤄졌나?

스페이스X는 팰컨 9의 첫 번째 단계를 회수한 뒤 단 9일 만에 다시 발사대에 올려놓았다. 이번 기록은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이뤄진 SPHEREx 임무와 그로부터 9일 4시간 후 발사된 또 다른 임무로 완성됐다. SPHEREx는 NASA의 천체 물리학 프로젝트로, 우주의 기원을 탐구하는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중요한 임무였다. 이 부스터는 발사 후 착륙 존(LZ-4)에 무사히 착륙했고, 빠르게 점검과 정비를 거쳐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다.

이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시간 단축이다. 과거 팰컨 9 부스터의 재사용 주기는 평균 107일에서 최단 21일까지 줄어든 바 있다. 하지만 이번 9일 기록은 이전 최단 기록인 13일을 훌쩍 넘어섰다. 스페이스X는 부스터가 착륙지 근처로 돌아오는 RTLS(Return to Launch Site) 방식을 활용해 드론십으로 바다에 착륙한 뒤 항구로 돌아오는 시간을 줄였다. 이 방식은 운송과 재정비에 걸리는 물리적 시간을 단축하며, 빠른 재사용의 발판을 마련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속도가 상업 항공기의 턴어라운드 수준에 근접했다고 평가하며, 스페이스X의 효율성이 어디까지 갈지 주목하고 있다.

 

재사용 기술의 진화, 팰컨 9 블록 5의 힘

이번 기록의 주역은 팰컨 9의 최신 버전, 블록 5다. 2018년에 첫선을 보인 블록 5는 재사용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모델로, 엔진 열 차단막, 티타늄 격자 날개, 강화된 착륙 다리 같은 업그레이드가 특징이다. 스페이스X는 초기 목표로 블록 5 부스터를 최소 10회 재사용할 수 있게 설계했지만, 현재는 20회 이상, 심지어 40회까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실제로 이번에 사용된 부스터는 이미 여러 차례 임무를 수행한 베테랑으로, 재사용 횟수가 늘어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으로 날아올랐다.

재사용의 핵심은 정비 과정의 간소화다. 스페이스X는 부스터가 착륙한 뒤 9개의 멀린 엔진을 철저히 검사하고, 연료 탱크와 압력 용기의 미세 균열을 초음파로 점검한다. 과거에는 이런 과정이 몇 주씩 걸렸지만, 이제는 며칠 만에 끝낼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 한 엔지니어는 “부스터를 회수할 때마다 데이터를 쌓아 어떤 부품이 빨리 마모되는지 분석했고, 그 결과를 설계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런 반복적인 개선 덕분에 정비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었고, 9일이라는 경이로운 속도가 가능해졌다.

 

비용 절감과 발사 빈도, 우주 산업의 게임 체인저

9일 만의 재사용은 단순히 기술적 성취에 그치지 않는다. 로켓을 새로 만드는 대신 기존 부스터를 재활용하면 발사 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팰컨 9 한 대의 제작 비용은 약 6천만 달러로 추정되는데, 재사용으로 이 비용의 70~80%를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비 비용도 과거 1,300만 달러에서 최근 100만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비용 절감은 스페이스X가 경쟁사 대비 저렴한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장을 장악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발사 빈도 역시 눈에 띄게 늘었다. 2023년 한 해 동안 스페이스X는 91회의 팰컨 9 발사를 성공시켰고, 이 중 새 부스터를 사용한 경우는 단 4회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모두 재사용 부스터로 이뤄졌다. 9일 턴어라운드는 이런 빈도를 더 가속화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스타링크 위성 네트워크 확장이나 NASA 임무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고객 입장에서는 더 빠르고 저렴한 발사 일정을 기대할 수 있고, 스페이스X는 자사 위성 발사를 늘리며 우주 인터넷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잡는다.

 

스타십으로의 전환, 재사용의 미래는?

팰컨 9의 성공은 스페이스X가 꿈꾸는 더 큰 그림, 스타십 개발의 디딤돌이 되고 있다. 스타십은 팰컨 9과 달리 1단계 부스터와 2단계 우주선 모두를 완전히 재사용하도록 설계됐다. 목표는 발사 후 몇 시간 안에 재정비를 마치고 다시 날아오르는 것이다. 최근 스타십은 텍사스 보카치카에서 첫 번째 중간 공중 회수를 성공하며, 이 꿈에 한 발짝 다가섰다. 팰컨 9에서 쌓은 노하우는 스타십의 엔진 교체, 빠른 점검, 그리고 발사대 준비 과정에 그대로 녹아들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타십이 상용화되면 팰컨 9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스타십은 더 무거운 탑재체를 실을 수 있고, 완전 재사용으로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잠재력을 갖췄다. 9일 만의 재사용 기록은 이런 전환을 앞당기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일론 머스크는 “완전하고 신속한 재사용이 우주 탐사의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며, 화성 이주와 같은 원대한 목표를 강조한 바 있다. 팰컨 9의 이번 성과는 그 비전이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님을 증명한다.

 

우주 산업에 던진 메시지와 남은 과제

스페이스X의 9일 재사용은 경쟁사들에게도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블루 오리진이나 ULA 같은 기업들은 재사용 기술에서 뒤처져 있으며, 이를 따라잡지 못하면 시장에서 밀려날 수 있다. 특히 스타십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기존의 일회용 로켓 모델은 경제성을 잃고 설 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로켓 랩 같은 신생 기업도 재사용에 도전하고 있지만, 스페이스X의 속도와 규모를 당장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다.

하지만 과제도 남아 있다. 9일 턴어라운드가 모든 임무에 적용될 수 있는 건 아니다. 국가 안보 관련 발사처럼 엄격한 인증이 필요한 경우, 스페이스X도 더 긴 준비 시간을 필요로 한다. 또한, 부스터의 수명을 40회 이상으로 늘리려면 내구성 테스트와 정비 프로세스의 추가 개선이 필수다. 그래도 이번 기록은 재사용 기술이 단순한 실험이 아니라 실질적인 상업적 가치를 창출하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우주로의 문턱을 낮추는 스페이스X의 도전

스페이스X가 9일 만에 로켓을 재사용한 이번 사건은 우주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빠른 턴어라운드, 비용 절감, 발사 빈도 증가라는 삼박자를 갖춘 이 성과는 우주를 더 가까운 곳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의 증거다. 팰컨 9의 성공은 스타십으로 이어질 다음 단계를 예고하며, 화성 탐사와 같은 꿈을 현실로 다가오게 한다. 경쟁사들이 이 흐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할지, 그리고 스페이스X가 또 어떤 기록을 깰지는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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