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은 나이 들수록 신경 쓰이는 질환 중 하나다. 피부에 띠 모양으로 나타나는 발진과 통증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이 많고, 특히 면역력이 떨어질 때 찾아오기 쉬워 노년층에서 더 흔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대상포진 백신이 단순히 이 질환을 예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치매와도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과연 이 두 가지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어떤 혜택이 있는지, 그리고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차근차근 알아보자.

대상포진 백신, 어떤 역할을 할까?
대상포진은 수두를 일으켰던 바이러스가 몸속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재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발진과 수포가 생기고, 심하면 신경통 같은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개발된 백신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약독화 생백신(조스타박스, 스카이조스터)이고, 다른 하나는 재조합 백신(싱그릭스)이다. 생백신은 1회 접종으로 끝나지만, 재조합 백신은 2개월 간격으로 2회 맞아야 한다.
이 백신들은 대상포진 발생률을 줄이고, 걸리더라도 증상을 가볍게 만드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재조합 백신은 50세 이상 성인에게 권장되며, 면역력이 약한 사람도 접종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그런데 이 백신이 치매와 연관될 거라는 이야기는 어디서 나온 걸까? 그 비밀은 면역 체계와 뇌 건강의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치매와 대상포진, 연결고리는 무엇일까?
치매는 뇌 기능이 점차 손상되며 기억력과 사고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알츠하이머병이 대표적인데, 그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염증과 면역 반응이 치매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대상포진 바이러스도 신경계를 공격하는 특성이 있어, 뇌 건강과 연관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대상포진을 앓은 사람은 치매 위험이 약간 높아질 수 있다고 한다. 이는 바이러스가 신경계를 자극하며 염증을 유발하고, 이 염증이 뇌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대로 대상포진 백신을 맞으면 이런 염증 반응을 줄여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가설이 생겨났다. 실제로 백신 접종이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과학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백신 접종이 치매를 줄인다는 증거
최근 영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연구가 이 주제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70세 이상 성인 약 28만 명을 대상으로 7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대상포진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치매 진단을 받을 확률이 20%가량 낮았다고 한다. 특히 재조합 백신인 싱그릭스를 접종한 경우 효과가 더 두드러졌다. 이 연구는 백신이 단순히 대상포진을 막는 데서 끝나지 않고, 뇌 건강에도 간접적인 보호 효과를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대상포진 백신이 면역 체계를 자극해 뇌에 쌓이는 독성 단백질(아밀로이드 베타)을 줄이는 데 기여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데, 백신이 이 물질의 축적을 억제한다면 치매 예방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런 결과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건 아니지만,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어떤 백신을 언제 맞아야 할까?
대상포진 백신은 보통 50세 이상 성인에게 권장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건강한 성인은 물론, 면역력이 약한 사람도 재조합 백신을 맞을 것을 제안한다. 생백신은 면역 억제 상태에서는 사용을 피해야 하지만, 재조합 백신은 이런 경우에도 안전하게 접종할 수 있다. 접종 시기는 대상포진을 앓은 적이 있다면 치료 후 6개월에서 1년 뒤가 적당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치매 예방 효과를 기대한다면, 나이가 들수록 백신의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60대에 접종하면 예방률이 50% 이상으로 유지되지만, 80대가 되면 20%대로 낮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따라서 너무 늦기 전에 접종을 고민해보는 게 좋다. 병원마다 비용은 다르지만, 생백신은 약 15만 원, 재조합 백신은 2회 접종 기준 30만 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한계와 주의할 점
백신이 치매를 예방한다는 이야기가 흥미롭긴 하지만, 아직 확실한 결론은 아니다. 연구 결과는 인과관계를 완벽히 증명하지 못했고, 백신 접종 외에도 생활 습관, 유전, 기저 질환 등이 치매에 영향을 미친다. 대상포진 백신을 맞았다고 해서 치매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 셈이다. 게다가 백신 자체의 예방 효과도 100%가 아니어서, 접종 후에도 대상포진에 걸릴 가능성은 남아 있다.
또한, 백신 접종 후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주사 부위 통증, 발열, 피로감 같은 증상이 흔히 나타나며, 드물게 알레르기 반응이 생길 수도 있다. 면역 억제제를 복용 중이거나 임신 중이라면 의사와 상의하는 게 필수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백신을 치매 예방의 만능 열쇠로 보기보다는 건강 관리의 한 부분으로 접근하는 게 현명하다.
건강한 노년을 위한 선택
대상포진 백신과 치매 사이의 관계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연구는 백신이 단순히 피부 질환을 막는 데 그치지 않고, 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면역력을 높이고 염증을 줄이는 효과가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면, 노년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작은 보탬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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