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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PC OneXFly F1 Pro EVA 작지만 강하다.

nanze 2025. 3. 4.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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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PC OneXFly F1 Pro EVA를 손에 쥐고 나서 몇 주가 지났다. 처음 상자를 열었을 때부터 이 녀석이 평범한 게임용 핸드헬드 장치가 아니라는 걸 직감했다. 에반게리온(EVA) 테마로 꾸며진 화려한 디자인은 눈길을 사로잡았고, 손에 쥐는 순간 느껴지는 묵직하면서도 편안한 그립감은 기대감을 한층 더 높였다. 오늘은 이 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바탕으로, 장단점을 솔직하게 풀어보며 상세 리뷰를 나눠볼까 한다.

첫인상: 디자인과 마감, EVA 팬을 위한 선물

OneXFly F1 Pro EVA는 에반게리온 유닛-02(아스카의 붉은 EVA)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으로, 붉은색 바탕에 노란색 포인트가 강렬하게 눈에 띈다. 단순한 색 조합이 아니라, EVA 로고와 아스카 일러스트가 세련되게 새겨져 있어 팬이라면 소장 욕구가 저절로 생길 만한 모습이다. 플라스틱과 고무 질감이 섞인 외관은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잡히고, 약 600g 정도 되는 무게는 처음엔 살짝 묵직하게 느껴졌지만, 몇 시간 써보니 균형감이 잘 잡혀 있어 손목에 무리가 없었다.

7인치 OLED 디스플레이는 첫 부팅부터 감탄을 자아냈다. 144Hz 주사율에 1080p 해상도를 지원하는데, 색감이 워낙 선명하고 깊어서 게임 속 세상이 살아 숨 쉬는 듯했다. 다만 화면이 가로 모드에서 기본적으로 뒤집혀 있다는 점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게임 플레이엔 큰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초기 설정 때 약간의 혼란을 겪었다는 점은 참고할 만하다.

성능: Ryzen AI 9 HX 370의 힘

이 기기의 핵심은 AMD Ryzen AI 9 HX 370 프로세서다. 12코어 24스레드에 최대 5.1GHz까지 올라가는 이 칩은 핸드헬드 기기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하다. GPU로는 Radeon 890M이 탑재됐는데, RDNA 3.5 아키텍처 기반이라 최신 AAA급 게임도 무리 없이 돌릴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사이버펑크 2077을 중간 그래픽 설정에서 40~50fps 정도로 플레이했는데, OLED 화면 덕에 시각적 만족도가 더해져 몰입감이 상당했다.

테스트 삼아 엘든 링도 돌려봤는데, 15W TDP 모드에서 부드럽게 돌아가는 모습에 놀랐다. 다만 28W 고성능 모드로 올리면 발열이 좀 느껴졌고, 팬 소음도 제법 커졌다. 그래도 쿨링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편이라 장시간 플레이에도 기기가 뜨끈해지는 수준에서 멈췄다. 64GB LPDDR5x RAM과 2TB NVMe SSD 조합은 로딩 속도가 빠르고, 게임 여러 개를 동시에 설치해도 공간 걱정이 없었다.

배터리: 아쉬운 점 하나

솔직히 배터리는 이 기기의 가장 큰 약점이다. 48.5Wh 용량은 스펙상으론 준수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사양 게임을 풀 파워로 돌리면 1시간 40분 정도가 한계였다. 포르자 호라이즌 5 같은 게임을 17W 정도로 설정하고 즐길 때는 3시간 가까이 버텼지만, 휴대성을 강조하는 UMPC에서 이 정도는 조금 부족하게 느껴졌다. 외부에서 오래 즐기려면 보조 배터리가 필수라는 결론이다.

조작감과 편의성

조이스틱과 버튼 배치는 손에 착 감기는 편이었다. 특히 고무 캡을 씌운 조이스틱은 미끄러짐 없이 정교한 조작이 가능했다. 다만 D패드는 살짝 아쉽다. 대각선 입력이 약간 뭉툭하게 느껴져 격투 게임 같은 정밀 조작이 필요한 타이틀에선 불편함이 있었다. Harman AudioEFX 듀얼 스피커는 기대 이상으로, 소리가 풍부하고 방향성도 살아 있어 이어폰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OneXConsole 소프트웨어는 설정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어 좋았다. TDP 조절부터 프레임 제한까지, 게임별로 최적화된 환경을 만들기 쉬웠다. RGB 조명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데, EVA 테마에 맞춘 붉은 불빛을 켜놓으니 분위기가 한층 살아났다.

총평: 프리미엄을 위한 선택

OneXFly F1 Pro EVA는 성능, 디스플레이, 디자인 모두에서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기기다. Ryzen AI 9 HX 370의 파워와 OLED 화면의 화질은 경쟁 모델인 ROG Ally X나 Steam Deck OLED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가격이 1300~1500달러 선이라는 점, 그리고 배터리 수명은 구매 전 고민할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에반게리온 팬으로서 이 디자인에 끌렸고, 실제 써보니 성능까지 만족스러워 후회는 없다. 하지만 순수히 가성비를 따진다면 다른 대안도 충분히 눈여겨볼 만하다. 강력한 UMPC를 찾고, 독특한 스타일까지 챙기고 싶은 이들에게는 이만한 선택지가 없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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