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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스리톨, 정말 안전한 설탕 대체제일까? 최신 연구로 알아보는 건강 위험

TFTC 2025. 4. 2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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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슈거’ 음료와 간식, 치약까지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에리스리톨. 설탕만큼 달콤하지만 칼로리는 거의 없고 혈당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알려진 이 감미료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이 에리스리톨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2025년 미국 생리학 서밋에서 발표된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에리스리톨의 건강 영향을 자세히 알아보고, 안전한 섭취를 위한 가이드라인도 함께 살펴보자.

에리스리톨이란 무엇일까?

에리스리톨은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되는 당알코올로, 설탕의 70% 정도의 단맛을 내면서도 칼로리가 거의 없어 인기를 끌고 있다. 혈당과 인슐린 수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당뇨병 환자나 저탄수화물 식이를 하는 이들에게 특히 매력적이다. 게다가 섭취 시 구강 내에서 산을 생성하지 않아 충치 예방에 유리해 껌, 치약, 구강 청결제에도 널리 사용된다. 에너지 드링크, 탄산음료, 단백질 바, 아이스크림 등 ‘제로 슈거’를 내세우는 다양한 제품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에리스리톨의 또 다른 장점은 청량감이다. 입안에서 시원한 느낌을 주며, 설탕보다 적은 양으로도 충분한 단맛을 낼 수 있어 과다 사용의 우려가 적다. 예를 들어, 설탕 5스푼의 단맛을 내려면 에리스리톨은 7스푼 정도 필요하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에리스리톨은 오랫동안 안전한 설탕 대체제로 여겨져 왔다.

 

새로운 연구가 밝힌 에리스리톨의 위험성

최근 에리스리톨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네이처 메디신에 게재된 연구에서 에리스리톨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결과가 발표된 데 이어, 2025년 미국 생리학 서밋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증거가 공개됐다. 이번 연구는 에리스리톨이 신체에 미치는 생물학적 영향을 세포 수준에서 분석하며 그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산화 스트레스와 세포 손상

연구진은 뇌의 미세 혈관 세포(뇌 미세혈관 내피 세포)에 에리스리톨을 투여해 그 영향을 관찰했다. 놀랍게도, 단 한 잔의 음료에 포함된 에리스리톨 농도에 노출된 세포는 산화 스트레스 수치가 급격히 상승했다. 산화 스트레스는 체내 활성 산소가 과도하게 생성돼 세포 손상, 노화 촉진, 그리고 암이나 심혈관 질환 같은 질병 위험을 높이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변화는 에리스리톨이 단순히 무해한 감미료가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혈관 건강의 적신호: 산화질소 감소

더 심각한 발견은 에리스리톨이 혈관 건강에 필수적인 산화질소 생성을 억제한다는 점이다. 산화질소는 혈관을 이완시켜 혈류를 원활하게 유지하는 중요한 화합물이다. 하지만 에리스리톨에 노출된 세포에서는 산화질소 생성이 줄어들어 혈관 확장이 어려워졌다. 이는 혈류 문제를 일으켜 심장마비와 뇌졸중, 특히 허혈성 뇌졸중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 된다.

콜로라도 대학교 볼더 캠퍼스의 오번 베리 연구원은 “에리스리톨은 안전한 설탕 대체제로 널리 사용되지만, 이번 연구는 심혈관과 뇌혈관 건강에 미치는 잠재적 위험을 보여준다”며 “특히 뇌 내피 세포 기능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을 추가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에리스리톨, 얼마나 섭취하는 게 안전할까?

에리스리톨의 섭취 기준은 나라마다 다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에리스리톨의 하루 섭취량을 따로 규정하지 않았다. 이는 식품에 사용되는 수준에서는 건강에 큰 해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설사 같은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체중 1kg당 0.5g, 즉 체중 70kg인 성인 기준 하루 35g을 초과하지 않도록 권고한다.

최근 연구들이 심혈관 질환과의 연관성을 지적하면서, 에리스리톨 섭취에 더 신중할 필요가 생겼다. 특히 심장병이나 뇌졸중 위험이 높은 사람은 섭취량을 EFSA 기준 이하로 유지하거나, 가능하면 다른 대체 감미료를 고려하는 것이 현명하다. 베리 연구원은 “매일 섭취하는 에리스리톨의 양을 의식적으로 관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에리스리톨 섭취를 줄이는 실용적인 방법

에리스리톨이 들어간 제품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어 섭취를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몇 가지 방법을 통해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먼저, ‘제로 슈거’ 또는 ‘무설탕’ 표시가 있는 음료와 간식의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자. 에리스리톨이 주요 감미료로 사용된 제품이라면 섭취 빈도를 줄이거나 대체품을 찾는 것이 좋다.

또한, 천연 감미료인 꿀이나 메이플 시럽, 혹은 과일 자체의 단맛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치약이나 구강 청결제의 경우, 에리스리톨 함량이 미미하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가능하면 자일리톨 같은 다른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건강한 선택을 위한 첫걸음

에리스리톨은 오랫동안 안전한 설탕 대체제로 여겨졌지만, 최신 연구들은 그 이면에 숨은 잠재적 위험을 드러내고 있다. 심혈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에리스리톨 섭취를 의식적으로 관리하고, 특히 위험군에 속한다면 더욱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일상 속 작은 변화로 건강을 챙기고 싶다면, 지금 섭취하는 음식과 음료의 성분을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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