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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PC 레노버 리전고 S: 휴대용 게이밍의 바람

TFTC 2025. 4. 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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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 덱을 시작으로 다양한 브랜드가 경쟁적으로 UMPC(울트라 모바일 PC)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레노버가 리전고 S로 또 한 번 주목받고 있다. 기존 리전고의 후속작으로 등장한 이 모델은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와 강력한 성능으로 게이밍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2025년 초 CES에서 프로토타입이 공개된 이후 기대감이 커졌고, 이제 상세한 정보가 하나둘 드러나며 관심이 더해지고 있다. 작지만 강력한 이 기기가 어떤 매력을 품고 있는지, 어떤 점이 돋보이는지 꼼꼼히 살펴보자.

작아진 크기, 강해진 편리함

리전고 S는 기존 리전고와 비교해 한눈에 눈에 띄는 차이가 있다. 바로 크기다. 8.8인치였던 디스플레이가 8인치로 줄어들며 전체적인 무게와 부피도 확연히 가벼워졌다. 무게는 약 730g 정도로, 기존 모델(854g)보다 약 100g 이상 줄어 손에 쥐었을 때 부담이 덜하다. 손이 작은 사람이나 장시간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 이 변화는 꽤 반갑다. 두께도 0.89인치(약 22.6mm)로 슬림해져 가방에 쏙 들어가는 휴대성이 돋보인다.

컨트롤러도 통합형으로 바뀌었다. 기존 리전고는 닌텐도 스위치처럼 양쪽 컨트롤러가 분리되는 구조였지만, 리전고 S는 스팀 덱이나 ROG 앨리처럼 일체형 디자인을 채택했다. 이로 인해 FPS 모드처럼 오른쪽 컨트롤러를 마우스로 쓰는 독특한 기능은 사라졌지만, 대신 안정감 있는 그립감과 내구성이 강화됐다. 손에 착 감기는 인체공학적 설계는 여전히 유지돼 편안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성능,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리전고 S의 심장은 AMD의 최신 Ryzen Z2 Go 프로세서다. Zen 3+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이 칩은 8코어 16스레드로 강력한 멀티태스킹을 자랑한다. 그래픽은 RDNA 3.5 통합 GPU가 탑재돼, 기존 Z1 Extreme보다 효율성과 성능 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느낌을 준다. RAM은 최대 32GB LPDDR5X(7500MHz)까지 지원하며, 스토리지는 512GB 또는 1TB PCIe Gen4 SSD로 제공된다. 필요하면 마이크로SD 카드로 확장도 가능하다.

실제 게임 성능은 어떨까? 1920x1200 해상도의 8인치 화면에서 대부분의 최신 AAA급 게임을 중간 옵션으로 부드럽게 돌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이버펑크 2077’ 같은 고사양 게임도 30~40fps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엘든 링’ 같은 작품은 50fps 이상을 뽑아낸다. TDP는 15W에서 25W 사이로 조절 가능해 배터리 효율과 성능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수 있다. 다만, 최고 사양으로 돌리면 발열과 팬 소음이 살짝 신경 쓰일 수 있다. 레노버의 쿨링 시스템은 79블레이드 팬으로 나름 열을 잘 잡아주지만, 여전히 손바닥에 온기가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화려한 디스플레이와 사운드

리전고 S의 화면은 8인치 WUXGA(1920x1200) OLED 패널로 업그레이드됐다. 기존 리전고의 2560x1600 IPS보다 해상도는 낮아졌지만, OLED 특유의 깊은 블랙과 선명한 색감은 몰입감을 더해준다. 밝기는 최대 500니트로 실내는 물론 햇빛 아래에서도 시인성이 괜찮다. 120Hz 주사율과 가변 주사율(VRR) 지원은 부드러운 화면 전환을 보장하며, 게임 중 프레임 드롭이 덜 느껴진다. 터치스크린도 유지돼 간단한 조작이나 메뉴 탐색이 한결 편리하다.

사운드도 한층 개선됐다. 전면 스테레오 스피커는 기존 모델보다 출력이 강해졌고, 저음과 고음의 균형이 잘 잡혀 있다. ‘둠 이터널’ 같은 빠른 템포의 게임을 할 때 사운드가 주는 쾌감이 상당하다. 헤드셋을 연결하면 7.1 서라운드 효과를 지원해 더 풍부한 음향을 즐길 수 있다. 작은 기기에서 이 정도 소리가 나온다는 점은 확실히 칭찬할 만하다.

배터리와 충전, 실사용의 핵심

휴대용 기기에서 배터리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리전고 S는 49.2Wh 배터리를 탑재했는데, 이는 기존 리전고와 동일한 용량이다. 하지만 효율성이 개선된 Z2 Go 프로세서 덕분에 사용 시간이 조금 늘었다. 가벼운 게임이나 동영상 감상 시 5~6시간, 고사양 게임을 돌릴 때는 2~3시간 정도 간다. Super Rapid Charge 기능으로 30분 만에 70%까지 충전 가능하고, 80분이면 풀 충전된다. 충전 중에는 Power Bypass 모드로 열을 줄여 배터리 수명을 보호한다.

다만, 무거운 작업을 오래 하면 배터리가 빨리 닳는 건 피할 수 없다. 외출 시 보조 배터리나 고속 충전기를 챙기는 게 현명하다. USB-C 포트 두 개가 있어 충전과 외부 디스플레이 연결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도킹 스테이션이나 외장 GPU를 연결해 데스크톱처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 경험

리전고 S는 두 가지 버전으로 나온다. 하나는 윈도우 11을 탑재한 모델이고, 다른 하나는 스팀OS를 공식 지원하는 세계 최초의 핸드헬드다. 윈도우 버전은 다양한 게임 플랫폼(스팀, 에픽게임즈, Xbox 등)에 접근하기 쉬운 반면, 인터페이스가 작은 화면에 최적화되지 않아 불편할 때가 있다. 반면 스팀OS 버전은 스팀 덱처럼 직관적이고 게임 중심적인 UI를 제공해 조작이 훨씬 간편하다. Legion Space라는 전용 소프트웨어는 설정 조정, 게임 라이브러리 관리, 컨트롤러 커스터마이징을 한 곳에서 해결해준다.

스팀OS 모델은 밸브와의 협업으로 최적화가 잘 돼 있어 부팅 속도나 게임 실행이 빠르다. 다만, 스팀 외 플랫폼 게임을 돌리려면 약간의 우회 작업이 필요할 수 있다. 사용 목적에 따라 두 운영체제 중 맞는 걸 고르면 된다.

경쟁자와의 비교, 그리고 가치

리전고 S는 스팀 덱 OLED, ROG 앨리, 그리고 기존 리전고와 경쟁한다. 스팀 덱 OLED는 비슷한 가격대에 더 나은 배터리와 OLED 화면을 자랑하지만, 성능은 Z2 Go에 비해 살짝 뒤진다. ROG 앨리는 강력한 Z1 Extreme 칩으로 무장했지만, 배터리 효율과 무게에서 리전고 S에 밀린다. 기존 리전고는 큰 화면과 분리형 컨트롤러로 차별화되지만, 무겁고 휴대성이 떨어진다.

가격은 32GB RAM 모델 기준 약 730달러로 책정됐다. 성능 대비 다소 비싸다는 의견도 있지만, OLED 화면과 스팀OS 지원이라는 독특한 조합을 고려하면 나름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 휴대성과 성능을 모두 챙기려는 이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이다.

 

게임을 넘어선 가능성

리전고 S는 단순한 게이밍 기기를 넘어선다. 윈도우 모델은 생산성 작업(오피스, 간단한 편집 등)에도 활용 가능하고, HDMI나 디스플레이포트를 통해 TV나 모니터에 연결하면 미니 PC처럼 쓸 수 있다. 가벼운 무게와 강력한 하드웨어는 여행 중 영화 감상이나 프레젠테이션에도 제격이다. 이런 다재다능함은 UMPC의 매력을 한층 더한다.

레노버 리전고 S는 작아진 몸집에 더 큰 가능성을 담았다. 게임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동반자가, 실용성을 찾는 이들에게는 다목적 도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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