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오른 직장인 1000만 명, 4월 건강보험료 20만 원 더 내는 이유와 대처법
지난해 월급이 오른 직장인 1030만 명이 4월 건강보험료 정산으로 평균 20만 원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연말정산 절차에 따른 것으로, 보수 변동에 따라 보험료를 조정하는 과정이다. 이 글에서는 건강보험료 정산의 배경, 추가 납부의 이유, 그리고 부담을 줄이는 실질적인 방법을 자세히 알아본다.
건강보험료 정산, 왜 하는 걸까?
건강보험료는 직장가입자의 월급, 즉 보수월액에 보험료율을 곱해 산정된다. 현재 보험료율은 7.09%로, 근로자와 사업주가 각각 절반(3.545%)을 부담한다. 하지만 월급 인상, 호봉 승급, 성과급 지급 등으로 보수가 변동되면 납부해야 할 보험료도 달라진다. 매달 변동 사항을 신고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전년도 보수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한 뒤, 다음 해 4월에 실제 보수 변동을 반영해 정산한다. 이 과정에서 보수가 오른 경우 추가 납부가, 줄어든 경우 환급이 이루어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4년 직장가입자 1656만 명 중 보수가 증가한 1030만 명은 평균 20만 3555원을 추가로 납부하고, 보수가 줄어든 353만 명은 평균 11만 7181원을 환급받는다. 보수 변동이 없는 273만 명은 정산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 정산으로 총 3조 3687억 원이 추가 징수되며, 이는 전년도 대비 8.9% 증가한 금액이다.
왜 4월에 추가 납부가 몰릴까?
4월 건강보험료 정산은 연말정산과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하면 쉽다. 직장인의 보수는 연초에 협상되거나, 연말 성과급, 호봉 승급 등으로 변동된다. 하지만 이러한 변동을 실시간으로 반영하기 위해 매달 사업장이 보수 변경을 신고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 이를 줄이기 위해 공단은 전년도 보수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하고, 다음 해 4월에 실제 소득을 기준으로 차액을 정산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성과급으로 월급이 일시적으로 오른 직장인은 그만큼 보험료를 더 내야 했지만, 당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이 차액이 4월에 한꺼번에 청구되는 것이다. 공단은 이를 “보험료 인상이 아니라, 소득 변동에 따른 정확한 보험료를 부과하는 절차”라고 설명한다.
추가 납부, 꼭 일시불로 내야 하나?
추가 납부 금액이 부담스럽다면, 분할 납부가 가능하다. 정산 보험료는 원칙적으로 일시납이지만, 추가 납부액이 월 보험료를 초과할 경우, 5월 12일까지 사업장을 통해 최대 12회 분할 납부를 신청할 수 있다. 이는 가계 부담을 줄이는 실질적인 방법 중 하나다. 분할 납부를 원한다면, 공단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정산 내역을 확인하고, 사업장 담당자와 상의해 신청하면 된다.
추가 납부 부담을 줄이는 방법
건강보험료 정산으로 인한 부담을 줄이려면, 보수 변동 시 이를 빠르게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단은 “임금 인상, 호봉 승급, 성과급 지급 등이 있을 때 사업장에서 보수 변동을 즉시 신고하면, 연말정산 시 추가 납부액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연초에 월급이 인상되었다면, 사업장이 이를 공단에 바로 신고해 월 보험료를 조정하면, 4월에 큰 금액을 한꺼번에 내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또한, 공단은 국세청과 협력해 연말정산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 올해는 국세청의 근로소득 간이지급명세서를 활용해 496만 명의 정산을 별도 신고 없이 처리했다. 이는 사업장의 신고 부담을 줄이고, 직장인들이 추가 납부 금액을 미리 예측하기 쉽게 한다. 공단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정산 내역을 미리 확인해 예상 부담을 파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건강보험료, 왜 이렇게 많이 오를까?
건강보험료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보수 외에도 소득세법 개정이나 비과세 항목 변화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식대 비과세 한도가 확대되면 보험료 부과 대상 소득이 줄어들어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 반대로, 초고소득 직장인의 경우 보험료 상한액이 인상되면서 부담이 커졌다.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르면, 연봉 약 15억 원 이상인 직장가입자는 월 최대 450만 원의 보험료를 내야 하며, 이는 전년 대비 26만 원 인상된 금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년 건강보험료율은 7.09%로 2년 연속 동결되었다. 이는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한 국민 부담을 고려한 결정이다. 하지만 필수 의료 투자와 지역 의료 강화를 위해 재정 지출이 늘어나면서, 정산을 통한 정확한 보험료 부과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정산, 공정성을 위한 필수 절차
건강보험료 정산은 소득에 따라 공정하게 보험료를 부과하기 위한 제도다. 직장인의 소득이 늘어나면 그만큼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 납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추가 납부는 가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를 줄이기 위해, 보수 변동 시 빠른 신고와 분할 납부 신청, 그리고 정산 내역 사전 확인이 필수다.
정산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낀다면, 공단의 고객센터나 앱을 활용해 상세 내역을 확인하고, 사업장과 협력해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아보자. 작은 노력으로 4월의 ‘월급 쇼크’를 줄이고, 건강보험의 혜택을 더 안정적으로 누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