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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오일, 건강의 친구일까 적일까?

TFTC 2025. 6. 17.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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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오일은 오랫동안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사랑받아 왔다. 심혈관 건강을 지키고 노화를 늦춘다는 찬사가 끊이지 않았던 이 기름은 많은 가정의 부엌에서 빠지지 않는 필수품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가 이 ‘건강한 지방’에 대한 기존의 믿음을 뒤흔들고 있다. 과도한 올리브오일 섭취가 오히려 비만과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최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올리브오일의 이점과 위험성을 균형 있게 살펴보고, 어떻게 섭취해야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알아본다.

올리브오일, 왜 ‘건강한 지방’으로 불렸나?

올리브오일은 지중해 식단의 핵심 요소로, 불포화지방산과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이 풍부해 건강에 이롭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올리브오일에 다량 함유된 올레산(oleic acid)은 심혈관 질환 예방과 만성 염증 감소에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여러 연구에서 올리브오일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하고 혈관 건강을 증진한다는 결과가 발표되며, 많은 이들이 이를 ‘좋은 기름’으로 신뢰해왔다.

이런 이유로 샐러드 드레싱, 요리, 심지어 스무디에까지 올리브오일을 첨가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이라도 과하면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최신 연구는 올리브오일의 과도한 섭취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새로운 연구: 올레산의 숨겨진 얼굴

미국 오클라호마대학교와 예일대학교 공동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Cell Report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올리브오일의 주요 성분인 올레산이 지방세포의 형성과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고 한다. 올리브오일은 약 70~80%가 이 올레산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성분이 체중 증가와 관련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연구팀은 올레산 비율이 높은 식단(올리브오일, 코코넛오일, 땅콩기름, 우유, 라드, 콩기름 등)을 섭취한 동물 실험군과 일반 식단을 섭취한 대조군을 비교했다. 놀랍게도 같은 열량을 섭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올레산이 풍부한 식단을 섭취한 그룹에서 지방세포 형성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이는 올레산이 지방세포의 수와 크기를 늘리는 방식으로 비만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더 구체적으로, 올레산 섭취가 많아질수록 세포 생성을 촉진하는 신호전달 단백질 AKT2의 수치가 높아졌고, 콜레스테롤과 혈당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핵수용체 단백질 LXR의 활성은 감소했다. 이런 생화학적 변화는 장기적으로 비만뿐 아니라 심혈관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한다.

 

올리브오일의 이점은 여전히 유효할까?

이번 연구 결과가 올리브오일의 모든 이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올리브오일은 여전히 심혈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식품이다. 폴리페놀과 같은 항산화 성분은 염증을 줄이고 세포 손상을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올레산 자체도 적정량 섭취 시 HDL(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LDL(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문제는 ‘적정량’을 넘어서는 과도한 섭취다. 올리브오일 한 스푼(약 10g)은 약 90kcal로, 열량이 낮은 편은 아니기에 무심코 과다 섭취하기 쉽다. 예를 들어, 샐러드에 넉넉히 뿌리거나 요리할 때 아낌없이 사용하는 습관이 쌓이면 하루 열량 섭취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이런 습관이 지방세포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한다.

 

균형 있는 지방 섭취, 어떻게 해야 할까?

마이클 루돌프 박사의 조언처럼, 건강을 위해선 한 가지 식품에 의존하기보다는 다양한 식품군에서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리브오일뿐 아니라 견과류, 생선, 소고기 등 다양한 지방산을 포함한 식품을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 견과류: 아몬드, 호두 같은 견과류는 오메가-3 지방산과 섬유질이 풍부해 포만감을 주고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준다.
  • 생선: 연어, 정어리 같은 지방이 많은 생선은 오메가-3 지방산의 훌륭한 공급원이다.
  • 아보카도: 올리브오일과 비슷한 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하면서도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다.

또한, 올리브오일을 사용할 때는 양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1~2 테이블스푼(10~20g) 정도가 적당하며, 이를 통해 필요한 지방산과 항산화 성분을 얻으면서도 열량 과다를 피할 수 있다.

 

올리브오일을 똑똑하게 즐기는 법

올리브오일을 건강하게 섭취하려면 몇 가지 실용적인 팁을 따르는 것이 좋다. 먼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선택하자. 이 유형은 가공이 최소화되어 폴리페놀과 같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반면, 고온에서 조리하면 항산화 물질이 손실될 수 있으니, 샐러드 드레싱이나 저온 요리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올리브오일을 다른 기름과 함께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카놀라유나 포도씨유와 섞어 사용하면 다양한 지방산을 섭취할 수 있다. 요리할 때는 계량 스푼을 사용해 정확한 양을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건강한 식단의 핵심은 균형과 절제

올리브오일은 여전히 훌륭한 식품이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이번 연구는 올리브오일의 과도한 섭취가 비만과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며, 균형 잡힌 식단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올리브오일을 비롯한 건강 식품을 똑똑하게 선택하고 적정량을 섭취한다면, 심혈관 건강과 노화 예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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