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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과 당뇨병: 모든 설탕이 똑같이 위험하지 않다

TFTC 2025. 5. 2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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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은 현대 식단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지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늘 논란의 중심에 있다. 최근 연구 결과, 모든 설탕이 당뇨병 위험을 동일하게 높이는 것은 아니라는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탄산음료나 과일주스처럼 액체 형태로 섭취되는 설탕이 제2형 당뇨병 위험을 크게 높이는 반면, 다른 형태의 설탕은 오히려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미국 브리검영 대학교(BYU)와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교, 파더보른 대학교 연구진의 최신 메타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설탕의 종류와 당뇨병 위험의 관계를 살펴본다.

액체 설탕, 왜 더 위험할까?

연구에 따르면, 설탕을 액체 형태로 섭취할 때 제2형 당뇨병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가당 음료(탄산음료, 에너지 음료, 스포츠 음료)를 하루 350ml 추가로 마실 때마다 당뇨병 발병 위험이 무려 25%나 높아진다. 100% 과일주스로 알려진 과일주스도 예외는 아니다. 하루 240ml 추가 섭취 시 당뇨병 위험이 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 액체 설탕이 이렇게 문제를 일으킬까? 그 비밀은 대사 과정에 있다. 액체 설탕은 주로 단당류(포도당, 과당)나 이당류(자당)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은 소화가 빠르게 이루어져 혈당을 급격히 올린다. 이로 인해 간에 부담이 가중되고, 지방이 축적되며,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진다. 결과적으로 당뇨병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반면, 고체 형태의 설탕은 상대적으로 천천히 흡수되며, 대사 과정에서 간에 과부하를 덜 일으킨다.

 

고체 설탕,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놀랍게도, 모든 설탕이 건강에 해로운 것은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천연 설탕을 포함한 고체 형태의 설탕을 하루 20g 이하로 섭취하면 제2형 당뇨병 위험이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설탕 섭취량 25g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통과일, 유제품, 통곡물과 같은 영양 밀도가 높은 식품에 포함된 설탕은 간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통과일은 섬유질과 함께 설탕을 제공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는 것을 막는다. 유제품이나 통곡물 역시 단백질, 지방, 섬유질과 함께 설탕을 공급해 대사 과정을 안정적으로 돕는다. 따라서 설탕 섭취를 줄이고 싶다면, 단순히 설탕의 양뿐 아니라 어떤 형태로 섭취하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과일주스 vs 통과일: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과일주스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이번 연구는 이에 대해 경고한다. 과일주스에는 공농축 당분이 첨가되는 경우가 많아, 통과일의 영양적 이점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한다. 통과일은 섬유질, 식이성분, 그리고 천천히 흡수되는 설탕 덕분에 대사 건강에 더 유익하다.

예를 들어, 사과 한 알을 먹는 것과 사과 주스를 마시는 것은 전혀 다른 효과를 낸다. 사과를 씹어 먹으면 포만감이 오래 지속되고, 혈당이 천천히 상승한다. 반면, 사과 주스는 빠르게 흡수되어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과일을 섭취하고 싶다면 주스보다는 통과일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설탕 섭취,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이번 연구는 설탕 섭취를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기존의 통념을 뒤바꾼다. 중요한 것은 설탕의 양뿐 아니라 섭취 방식이다. 다음은 일상에서 설탕 섭취를 건강하게 관리하는 몇 가지 팁이다:

  • 가당 음료 줄이기: 탄산음료, 에너지 음료, 스포츠 음료를 물이나 무가당 차로 대체해보자. 하루 350ml의 가당 음료가 당뇨병 위험을 25%나 높인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 통과일 선택하기: 과일주스 대신 신선한 과일을 선택해 섬유질과 영양소를 함께 섭취하자.
  • 영양 밀도 높은 식품 우선: 유제품이나 통곡물처럼 설탕이 포함된 식품을 선택할 때는 영양 밀도가 높은 것을 고르자.
  • 적정량 유지: WHO의 권장량인 하루 25g 이하를 지키되, 가능하면 20g 이하로 유지해 당뇨병 위험을 낮추자.

 

연구의 의의와 앞으로의 과제

이번 연구는 전 세계 50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메타분석한 결과로, 설탕 섭취와 당뇨병 위험 간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브리검영 대학교의 카렌 델라 코르테 교수는 “설탕의 형태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밝힌 이번 연구는 식이 지침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는 체질량지수(BMI), 칼로리 섭취량, 음주 습관, 신체 활동 등 다양한 생활 습관 요인을 보정했지만, 개인의 유전적 요인이나 식습관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은 완전히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이러한 변수들을 포함해 설탕 섭취의 장기적인 영향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건강한 식단을 위한 첫걸음

설탕은 단순히 ‘나쁜 것’으로 치부하기엔 복잡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액체 설탕이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적절한 양의 고체 설탕은 오히려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설탕 섭취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고, 일상에서 더 현명한 선택을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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