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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해: 전염성 강한 호흡기 질환

TFTC 2025. 4. 15.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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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해는 이름처럼 100일 동안 기침이 이어질 만큼 끈질긴 질병이다. 보르데텔라 백일해균이 일으키는 이 호흡기 감염병은 전염성이 매우 높아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위험하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백일해 환자가 증가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백일해의 원인, 증상, 진단, 치료, 예방법까지 하나씩 짚어보며, 실생활에서 유용한 정보와 팁도 함께 나눈다.

백일해란 무엇일까?

백일해는 백일해균(Bordetella pertussis)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공기 중으로 퍼지는 비말로 쉽게 전염되며, 가족 내 2차 발병률이 80%에 이를 정도로 전파력이 강하다. 과거에는 흔한 소아 질병이었지만, 백신 개발로 발생률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이들에게 여전히 위협적이다. 특히 1세 미만 영아의 경우 합병증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백일해는 여름과 가을철에 발병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전염성이 높은 만큼 학교나 어린이집 같은 집단 생활 공간에서 빠르게 퍼질 수 있다. 백일해라는 이름은 중국에서 유래했으며, 기침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특징을 반영한다. 실제로는 6~10주 정도 증상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백일해의 증상: 세 단계로 이해하기

백일해는 감염 후 7~1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뉘며, 각 단계마다 특징이 뚜렷하다.

1. 카타르기: 감기와 헷갈리기 쉬운 초기

첫 번째 단계인 카타르기는 1~2주 정도 지속된다. 이 시기에는 콧물, 재채기, 미열, 가벼운 기침 같은 일반적인 감기 증상이 나타난다. 전염력이 가장 강한 시기지만,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백일해로 의심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조기 진단이 중요한데, 주변에 백일해 환자와 접촉한 적이 있다면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2. 발작기: 특징적인 기침의 시작

두 번째 단계는 발작기로, 2~4주 이상 이어질 수 있다. 이 시기에 백일해 특유의 발작성 기침이 나타난다. 짧고 강한 기침이 연달아 나오다가 숨을 들이쉴 때 ‘흡(whoop)’ 하는 고음의 소리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기침은 밤에 더 심해지며, 얼굴이 붉어지거나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영유아의 경우 이 소리가 덜 뚜렷하거나 무호흡으로 나타날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3. 회복기: 서서히 나아지는 과정

마지막 회복기는 기침의 빈도와 강도가 점차 줄어드는 시기로, 몇 주에서 몇 달까지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경우 기침이 다시 심해지거나 2차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단계에서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누가 위험한가?

백일해는 모든 연령에서 걸릴 수 있지만, 특히 생후 6개월 미만 영아에게 치명적이다. 이 연령대의 아이들은 백신 접종이 완료되지 않아 면역력이 약하고, 심한 기침으로 인해 폐렴, 경련, 뇌손상 같은 합병증 위험이 높다. 통계에 따르면 백일해로 인한 사망의 약 80%가 1세 미만 영아에서 발생한다.

성인의 경우 증상이 가벼워 감기나 만성 기침으로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무증상 감염자나 경증 환자가 영유아에게 병을 전파하는 주요 원인이 되므로, 신생아와 접촉하는 가족이나 보육 종사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임산부도 고위험군으로,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

 

진단과 치료: 빠른 대처가 핵심

어떻게 진단하나?

백일해는 특징적인 기침 양상과 환자와의 접촉 병력을 바탕으로 의심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비인두 분비물을 채취해 균 배양 검사나 PCR(유전자 검사)을 진행한다. 말초혈액 검사에서는 백혈구, 특히 림프구 증가가 관찰될 수 있으며, 흉부 X선 촬영으로 폐렴 같은 합병증을 확인한다.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효과가 높아지므로, 기침이 1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흡’ 소리가 들린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자.

치료법은?

백일해 치료에는 항생제가 주로 사용된다. 아지스로마이신이나 에리스로마이신 같은 약물이 감염 초기에 투여되면 증상을 완화하고 전파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발작기가 시작된 후에는 항생제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3개월 미만 영아나 심폐 질환이 있는 환자는 합병증 위험이 높아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적절한 수분 섭취, 실내 습도 유지, 기침 유발 요인(연기, 먼지 등) 제거도 중요하다. 발작성 기침으로 지칠 수 있으니 충분한 휴식과 영양 공급도 잊지 말자.

 

합병증: 놓쳐선 안 될 위험 신호

백일해는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가장 흔한 합병증은 기관지 폐렴이며, 무기폐(폐에 공기가 들어가지 않는 상태), 중이염, 경련, 뇌병증 등이 뒤따를 수 있다. 신생아의 경우 심한 기침으로 호흡이 멈추거나 저산소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성인에서는 기침의 강도로 늑골 골절이나 피로감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위험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방의 핵심: 백신과 생활 습관

백신 접종 일정

백일해는 DTaP(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국내 권장 접종 일정은 다음과 같다:

  • 소아: 생후 2, 4, 6개월에 기초 접종 3회, 15~18개월과 4~6세에 추가 접종.
  • 청소년: 11~12세에 Tdap 백신 접종.
  • 성인: 10년마다 Tdap 또는 Td 백신으로 추가 접종, 특히 임산부는 매 임신마다 27~36주에 접종.

임산부 접종은 태아에게 항체를 전달해 생후 초기 감염을 막아준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백일해가 유행하는 이유를 보면,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더 명확해진다.

생활 속 예방법

백신 외에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이 있다. 손을 자주 씻고, 기침할 때는 휴지나 옷소매로 입을 가리는 기침 예절을 지키자. 실내는 하루 3번 이상 10분씩 환기해 공기를 맑게 유지한다. 백일해 환자와 접촉했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예방적 항생제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특히 영유아가 있는 가정에서는 마스크 착용과 밀집된 장소 방문을 피하는 것이 좋다.

 

백일해와 격리: 전파를 막는 방법

백일해 환자는 전염성이 강해 격리가 필수다. 항생제 치료를 시작한 경우 치료 후 5일까지, 치료하지 않은 경우 기침이 멈출 때까지(최소 3주) 격리해야 한다. 학교나 어린이집 등원, 출근은 이 기간 동안 중단하고, 가정 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 비말 전파를 최소화하자. 환자가 사용한 물건은 소독하고, 가족 구성원은 예방적 항생제 투여를 검토할 수 있다.

 

백일해의 현재: 유행과 대응

최근 백일해는 전 세계적으로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에서는 연간 수천 명의 환자가 보고되며, 국내에서도 소규모 유행이 주기적으로 나타난다. 백신 접종으로 증상이 경미해졌지만, 미접종자나 면역력이 약한 이들에게는 여전히 위협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방역 조치 완화로 백일해 환자가 증가하며, 학교와 같은 집단 환경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예방접종과 조기 대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더 건강한 내일을 위해

백일해는 전염성과 합병증 위험 때문에 결코 가볍게 볼 질병이 아니다. 하지만 백신 접종과 올바른 생활 습관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영유아를 둔 가정이나 임산부라면 백신 일정을 꼼꼼히 챙기고, 기침 증상이 의심되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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